낙엽이 떨어지는 광화문의 오후는 한산했다. 나는 공허(空虛)하고 허무(虛無)한 감정(感情)을 헤아릴 수 없었다. 도대체 인간은 왜 태어났으며 또 죽어야하는가? 나는 과연 어떠한 존재인가? 지금 이 거리를 이렇게 적막하게 걷는 나는 왜「송(宋)」씨 로서 이 땅에 태어났을까? 그리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러한 물음이 오래전부터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날도 나는 그러한 물음에 나 자신 무척 헤매고 있었다. 이러한 물음을 그 누구에게나 물어보더라도 나를 만족시키는 해답을 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딜타이」「킬케골」의 작품 속에서 일말의 동감(同感)을 얻었건만 이 근원적(根源的)인 나의 물음은 해결되지 않고 있었다. 중앙청 돌담을 끼고 경복궁 앞을 거닐 때였다. 존경(尊敬)하는 선배가 나의 이러한 간절한 물음을 오랫동안 침묵으로 걷다가 이렇게 말한다.
「금강경이라는 경전 속에 「범소유상(凡所有相) 개시허망(皆是虛妄)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즉견여래(卽見如來)]라는 말이 있지 이 말로써 석구의 물음에 대답할 수밖에 없군.」나는 그 말을 듣고 일체의 나의 의심이 풀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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