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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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있는 바다
  • 관리자
  • 승인 2007.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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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샘 / 자연에서 배운다.

  바다는 나를 침묵케 한다.  늘 그렇다.  나를 번민케 하는 자질구래한 세상사를 말끔히 씻어주고, 나를 언어의 저너머로 데려간다.

  내게는 감추어 둔 바다가있다.  멀리있는 작은 바다다.  때로 나는 서울살이가 고달플 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때 나를 침묵케하는 그 바다로 간다.

  서울에서 기차로, 버스로 일곱 시간쯤 내달려서 어느 섬 모퉁이에 저혼자 출렁이는  '숨겨놓은 바다' 를 바라보며 나는 말없이 울기 시작한다.  그렇다.  나는 결코 서울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나의 작은 바다에 가서야 비로소 나를 위하여 느껴운다. 어깨를 들먹이며 목을 놓아 울음을 우는 것이다.  마치 젖먹이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서 아무리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울음을 우는 것처럼.

  서울에서는 울 일이 없다.  아니다.  울고 싶은 일이 있어도 나는 턱없이 용감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근엄하고, 지성적이고, 세련된 사람으로 있어야한다.  그렇게 하루, 한달, 일년을 보내야 한다.  서울사람으로서 틀잡혀 있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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