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경상도 영천 뒷 고개 너머 한 삼십리 개울길 논길을 따라가면 내 어릴 적 손때 묻은 고향길섶이 있고 거기서 또 삼십리 쯤 가면 여태도 바깥세상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1124m의 보현산이 나는 천성(天性)이 차분하지 못하고 어떤 일을 할 때면 덤벙거리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늘을 찌르고 우뚝이 솟아있다.
까마득한 날에 태백산맥이 굽이쳐 휘달리다 잠시 머물러 한 줄기 불끈 힘을 주어 떨구어 둔 이 산은 영천과 청송의 경계를 이루며 천근의 무게로 사람을 위압하며 근엄히 인간세사의 번뇌를 짓밟고 억겁의 침묵을 날리며 묵묵히 버티고 서서 나에게 용기를 주며 준엄한 가르침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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