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일리사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조상 대대로 큰 부자였습니다. 큰 창고가 줄줄이 늘어섰고 그 안에는 온갖 보물과 곡식과 비단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리사는 인물도 잘난데가 없지만 그 보다도 마음씨가 매우 인색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탐욕심이 많아 모으기만하고 남에게는 조금도 베풀 줄을 몰랐습니다.
원래로 그 재산은 조상님으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재산입니다. 일리사의 집은 7대 할아버지부터 큰 부자였는데 부지런하고 마음이 착한 할아버지였습니다. 그래서 자선당이라는 집을 지어 놓고 어려운 사람들을 쉬어가게하고 음식을 잘 대접하였습니다. 일리사의 아버지도 그러하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의 칭찬을 받는 집안이었었습니다.
그런데 일리사는 조상들과는 딴판이었습니다. 아주 욕심 많고 인색해서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기는 커녕 자선당마저 헐어 버렸습니다. 혹 옛날 소문을 듣고 찾아 오는 사람이 있으면 욕을 하여 쫓아 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일리사는 관가에 일이 있어 다녀 오다가 길가에서 술 마시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썩은 생선을 안주로 하여 길가에서 혼자 맛있게 마시고 있었습니다.
일리사는 평소에 집안식구가 먹는것도 아까워하였고 스스로 먹고 싶은 것도 참고 지냈는데 그 날만은 술 생각이 뭉클 일어났습니다.
일리사는 침을 삼키면서 꾹 참고 그 사람 앞을 지나쳐 걸었습니다.
『만일 내가 술을 마시면 이웃사람이 나눠 먹자 하겠지. 아니면 가족들이 마시고 싶어 할 거다. 그러면 안되지, 내 재산이 줄어들 테니까……』
일리사는 먹고 싶은 마음이 자꾸 솟아 올랐지만 꾹 참고 걸었습니다.
그러나 일리사는 더 견딜 수 없으리 만치 피곤하고 지쳐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일리사는 그대로 침상에 엎드려 죽은 사람처럼 축 늘어졌습니다.
이를 본 부인이 놀래어 물었습니다.
『무슨 걱정이 있습니까? 무슨 변을 당하였습니까?』
일리사는 힘 없는 목소리로 대답하였습니다.
『배가 고프오. 그 보다도 술 생각이 나서 못 견디겠오.
그렇지만 내가 술을 마시면 다른사람도 먹자고 할 것이니 그래서 걱정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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