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머 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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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머 니
  • 관리자
  • 승인 2009.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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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머니

노란빛으로 무르익어가는 들녘을 시원스레 가르며 제천을 지나 단양으로 허위 허위 죽령고개를 넘을 즈음에는 사위가 이미 어둠속에 잠긴 후였다. 얼마만에 가보는 처가댁인가. 친정 이야기만 나오면 제풀로 눈시울이 붉어지는 아내보다도 오히려 내쪽에서 가슴 방망이질을 해대는 것은 무슨 심사일까?

영주에 도착하여 봉화로 들어가는 시외버스로 갈아타고 택시를 전세내어 풋풋한 사과향기가 배어나오는 밤길을 더듬어 처가에 당도한 시각은 밤 9시가 조금 넘어서였다.

황토 먼지를 일으키며 하루에 네 번 버스가 다니는 마을, 병풍처럼 둘러쳐진 소백 산줄기를 바라보며 산비탈에 십여 호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경상북도 봉화하고도 깊은 산골에 처가 마을이 있다.

바쁜 도회지의 일상속에서 문득 문득 떠오르는 고향같은 포근한 마을이다. 객지에 나간 자식들이 사람멀미에 시달리다가도 뜨내기 손님처럼 찾아들면 항상 넉넉한 마음으로 반겨 맞아주시는 장인어른 내외가 사시는 정겨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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