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연(鳶)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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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연(鳶)을 바라보며
  • 관리자
  • 승인 2009.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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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에세이/ 이몸 다바쳐 살으리

 내가 소설을 쓰는 방에 연(鳶)이 하나 걸려 있다. 방패 모양으로 위용있게 생겼거나 태극 모양이 선명한 그런 연이 아니다. 문학을 끔찍히 사랑하는 서예가 김양동(金洋東)님이 한국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우정으로 써준 휘호다. 鳶識天高 盡意浮... 연이 하늘의 높이를 헤아려 알며, 그뜻을 다해 떠오른다는 걸까. 문명(文名)을 사해(四海)에 떨치라느니 뭐라느니 너무 거창한 주문이나 축복보다는 차라리 이런 글이 더 리얼리티가 있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연, 그것은 종이에 댓가치를 붙여 만든 간단한 장난감이다. 갖고 놀 것이 별로 없었던 우리네 소년시절, 그것은 얼마나 우리의 사랑을 받았던가. 어레를 감고 풀어주며 바람을 이용하여 그 연을 서로 다투어 하늘 높이 띄워 올릴 때, 그때 우리는 벌써 알지 않았던가. '먹을 것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치솟기 위해' 비상(飛翔)의 연습을 하는 리빙스턴 조나단 시걸 이라는 갈매기의 경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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