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똑 똑 똑'
'관~세음~보~살.'
국민학교 취학 전부터 외할머니의 손을 잡고 따라 다녔던 도심지의 손을 잡고 따라 다녔던 도심지의 시장통을 지나 깊숙한 자리에 위치한 절에서 익혀 들었던 유아기에 입력된 목탁 ·염불 소리. 주로 한복을 입으시고 연세드신 할머님들께서 법당을 가득 메우시고 스님의 설법을 들으시는 시간에는 뜻도 모르면서 눈을 멀뚱이며 부처님과 스님을 번갈아 보노라면 '스님께서는 말씀을 자꾸만 하시는데 부처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않으시고 왜 저렇게 앉아만 계시지?'가 무척이나 궁금했었는데 궁금한 것을 물어볼 줄도 모르고 그냥 어른들이 하시는 그대로만 따라 하면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던 유아기의 불교 입문기.
일년 중에서 초파일이나 절에 불사가 있을 때만 어른들을 따라 절에 가는 것이 모두였던 자람 속에서도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학교를 묻노라치면 '불교'라고 서슴치 않고 대답은 하면서도 불교에 대하여 전혀 무지한 채 그냘 불교를 소유하고만 있었다. 물론 집안 어른들께서는 자주 절에 나가셨지만 절에 따라갈 수 있는 기회가 내겐 자주 부여되지 않았다. 학교에서 타종교를 믿는 친구들이 교리를 앞세우고 무종교인 급우들에게 포교를 위한 열변을 토하며 자랑을 늘어놓을 때면 '불교'를 지니고만 있던 우리들은 교리를 전해 줄 수 있는 한마디의 말도 찾지 못한 채 그 자리를 떴던 막연했던 시간들. 불교에 대한 개념이나 사고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긴 하였지만 집안 종교가 불교였기 때문에 불교가 아닌 것은 수용하지 못할 관념적인 사고로만 자라다가 비로소 가정을 이루면서 스스로 절을 찾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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