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시심
지난번에 거문고 소리는 거문고에도 손끝에도 어디에도 없다는 동파(東坡)의 시를 이야기로 끝내면서 그것은 혜능(慧能)대사의 바람과 깃발의 이야기와 유관하다 하였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당(唐)나라 때의 스님이요 선종(禪宗)의 제 六조인 혜능대사(638~713)가 하루는 인종(仁宗)법사의 모임에 갔다. 그때 어떤 두 스님이 바람에 날리는 깃발을 보고 다투었다. 한 분은 깃발이 움직인다 하고, 한 분은 바람이 움직인다 하였다. 이에 대사께서 말했다.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라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이다.』
두 스님은 몸 둘 바를 몰랐다.
우리는 허공의 물체에 마음이 매달려, 있다 없다의 시비를 벌이는 것이다. 그러나 물체 자체는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그대로의 것이다. 내 마음을 매달아 있다 없다 하는 것일 뿐이다.
여기에 대해서 대 홍은(大洪恩)은 이렇게 찬송하였다.
바람도 아니요 깃발도 아닌 것 산머리 돌 성이 끝이 나던가.
허공의 별 모두 북극성으로 모이고 어느 물인들 낮은 곳으로 흐르지 않나.
不是幡兮不是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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