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희찬탄
아파서 병원가길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만, 온전히 제 몸과 마음을 책임지고자 출가한 스님들에게 있어, 병원을 찾는 일은 치명적인 사고나 심각한 중병이 아니고는 썩 내키지 않는 일임이 틀림없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아 어지간하면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참고 견디고 마는 편이다. 그러나 그해 초겨울 독감은 앓은 지 열흘이 지나자 급기야 귀에서 환청이 들리고 물도 넘기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해졌다.
대중 스님들의 걱정에 떠밀려 큰 맘 먹고 찾은 병원에서 그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던 속가에서의 이름으로 호명이 되고, “공기 좋은데 사는 스님들도 아프시남유~?” 하며 의아해하시는 대기실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의 물음은 ‘수행이 부족해서 병나셨구만~’ 하는 질책으로 들려 무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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