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과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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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과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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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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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정신위생

  얼마 전에 주한 미국대사 모씨가, 한국이 민족주의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경고하는 연설을 해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미국사람의 장점과 결함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똑바로 인식하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다.

  아마도 십 년 전쯤 일로 생각되는데, 어떤 학회의 월례회에서 미국학자가 강연을 한다고 연락이 와서 가 본 적이 있다. 연사는 미국의 국가행동연구소에서 국가 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딜론이라는 문화인류학자였는데 그가 발표한 내용은 <분노가설(憤怒假說)>이라는 제목이었고, 불란서의 드골 대통령이 이차대전 후에 일방적으로 미국의 도움만 받고 반대로 미국에 준 것이 없어 원시사회의 추장처럼 반미(反美)적으로 나갔다는 것이 요지였다.

  나는 미국에 있을 때 경험으로, 미국사람이 정신적으로 미숙한 점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았기 때문에, 또 저런 소리를 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청중에서 별로 반응이 없어서 아무래도 한마디 해 주는 것이 본인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한마디 해 주었다.

  "대체로 미국 외교의 실패의 원인은 미국인의 인격의 미숙에 원인이 있다. 인격이 미숙해서 원조를 받는 나라의 국민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분노를 일으킨다. 당신의 이론은 증상을 원인으로 착각하고 있다. 분노는 증상이고 원인은 미국정부가 프랑스인의 자존심을 손상시킨 것이다."

  단상에 있던 연사는 나의 이런 말에 그야말로 자존심이 손상되어 충격을 받았는지 한참 말이 없다가 얼굴이 시뻘겋게 되면서 다급하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답을 하니, 어떤 여자 교수는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우기고 다른 사람들은 표면상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것으로써 발표회가 끝나고 헤어질 참인데 연사가 단상에서 내려와서 좀 주저를 하다가 내게로 왔다. 그리고 명함교환을 하자면서 시간을 낼 수 있겠느냐고 한다. 나는 마침 여덟시에 환자와 정신치료 약속이 있어 시간이 없다니까 다음날은 어떠냐고 묻는다. 그래서 점심때 쯤에는 시간이 날 거라니까 다음날 정오에 미국대사관 문정관실에서 만나자고 하는 것이었다. 학회이사장으로 있던 친구도 연사와 몇몇이 가자는데, 환자 약속이 있어 참석 못하겠다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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