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業)을 제대로 알면 살맛이 업(UP)-셋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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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業)을 제대로 알면 살맛이 업(UP)-셋째
  • 관리자
  • 승인 2007.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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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령의 반가워요, 불교! 8

업은 나 혼자만의 몫인가

나 혼자만 세상을 살아간다면 무슨 짓을 하든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행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이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기에 언제나 다른 이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업’에 대해서는 언제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야기해 왔습니다. 내가 어떤 의도로 일을 하는 것이 ‘업’이고, 그 업에 따른 과보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좀 더 넓게 생각해보면 내가 어떤 업을 지을 때 오로지 나 혼자, 가족이나 이웃, 사회의 영향은 전혀 받지 않고 순수하게 내가 생각하고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가 어떤 것을 생각하게 되고, 그것을 판단하고, 그에 대한 행동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내가 어떤 업을 지어서 그에 따른 즐거운 결과나 괴로운 결과가 찾아올 때도 나 혼자만 받는 것이 아니라 내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 좀 더 폭넓게 보면 내가 속한 사회와 국가가 그 결과의 영향권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니 지금까지는 ‘업’을 그저 ‘개인적으로 못된 짓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나 하나 참고 살면 된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면 그건 참으로 짧은 생각이었다는 것입니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자를 예로 들어 봅시다. 예전처럼 ‘업’을 그 한 사람의 일로만 이해한다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여자에게 우리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그저 전생에 그 여자가 맞을 짓을 했으니 맞는 것이고, 묵묵히 폭력을 참고 견디면 그 맞는 업은 사라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게 상식적으로 볼 때 과연 온당한 생각일까요?

폭력가정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어떻게 됩니까? 그리고 폭력을 행사할수록 더욱 난폭해지는 남편을 방기한 책임은 또 그 여자가 지는 것입니까? 그 여자가 맞을 짓을 전생에 했는지 안 했는지 누가 봤습니까? 만에 하나 그 여자가 전생에 맞을 짓을 해서 맞는다면 남편이 금생에 아주 온화한 성격의 부모와 전혀 문제없는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지냈어도 그렇게 아내를 때렸을까요? 혹시 남편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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