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이야기] 도적과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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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이야기] 도적과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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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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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티이라는 곳에서 마하카차나 장노가 포교하고 있을 때이다. 사방 천리에 명성을 떨치고 있던 대부호의 아들 소나가 장노의 설법을 듣고서 발심하여 출가하게 되었다 그 후 소나 비구는 코사라국의 서울 사위성의 기타숲에 계시는 세존의 회상을 향하여 여행중이었다. 그는 남방변경지방의 수계산림(授戒山林)을 위해서 계행이 청정한 다섯 사람의 친교사(親敎師: 세존께서 친히 파견하는 포교사)를 파견해 달라는, 부처님께 올리는 마하카차나 장노의 서신(書信)을 지참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부처님을 친견하고 예배한 소나 비구는 부처님의 처소인 향실(香室)의 결방에서 며칠을 묵은 뒤 마지막 밤에는 향실로 들어가 나뭇잎으로 엮은 자리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녘에는 부처님과 마주 앉았다.

그 때 소나는 그 사이 부처님으로부터 배워 익혀온 16장으로 된 8품의 법어(法語)를 어김없이 암송하고 해설했다. 세존께서는 매우 기뻐하시며 소나 비구에게 “장하다”고 칭찬하시며 격려해 주셨다.

한편 소문을 들은 아바티어의 주민들과 소나의 어머니는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에 더욱 신심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이제 의젓한 성직자로 바뀌었을 소나의 모습이 보고 싶어하고 그의 설법을 듣고 싶어 했다. 특히 그 어머니의 감회와 바램은 너무나도 컸다. 그 어머니는 한 시각이 급하게 아들 소나 비구의 설법을 들을 일념으로 기도하며 갈구했다. 어머니의 소원이 성취될 날이 가까워 왔다. 부처님 회상에서 스승 마하카차나에게로 돌아가는 소나가 고향에 들린다는 소식이었다. 드디어 고향마을에 온 그는 여러 집을 돌며 탁발하던 중에 옛집 대문 앞에서 공양물을 든 어머니와 얼굴이 아주쳤다. 어머니는 간청했다. 세존께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는 그 법문을 자신과 마을사람들에게 설법해 달라고. 그리하여 소나가 그날밤으로 법회를 열기로 하니 마을 가운데의 빈터에는 법석이 마련되었다. 문자 그대로 야단법석(野壇法席)을 차린 것이다.

한편 소나의 어머니는 한 사람의 하인만을 남겨둔 채 온 식솔들과 함께 등촉을 밝혀 들고 법회에 나갔다.

그때, 이제나 저제나 하며 기회만을 노려오던 도적떼가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니었다. 소나의 집은 일곱 겹의 성벽에 싸여 있었고 소나 어머니의 방은 한가운데의 칠층탑 속에 있었다. 겹겹의 성벽마다에는 맹견들이 지키고, 탑의 추녀 밑에는 깊은 고랑을 파서 물을 채워 두고, 그 안쪽에는 높은 철벽이 있었다. 물길도 불길도 침입할 수 없는 탑 속이었다.

도적의 두목은 땅 속으로 굴을 파라고 했다. 그리고 부하를 야단법석에 보내 부인의 동정을 염탐하게도 했다. 온 마을사람들은 무리무리 등촉을 밝히고 설법에 앞서 기도의 열기를 더해갔고 도적떼들은 굴을 파느라고 땀투성이가 되어 갔다. 그렇게 한 밤이 지날 무렵 소나의 설법이 시작되었고 도적들의 땅굴도 완성되었다. 두목은 마지막 지시를 내렸다. 주인이 돌아오게 되면 제대로 훔치지도 못한 채 도망하게 될 터이니 그럴 바에는 단칼에 없애버리라는 것이었다. 도적떼는 한 창고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동화(銅貨)가 가득 채워진 곳이었다.

그 때 집을 보던 하인이 헐레벌떡 줄달음으로 주인에게 가서 말했다.

“주인마님, 큰일입니다. 도적떼가 들었습니다. 동전창고를 부수고 훔쳐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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