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 낯선 현실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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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낯선 현실의 삶
  • 관리자
  • 승인 2009.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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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산책 / 영화 <체인질링(Changeling)>

1928년 3월 미국의 LA에서 싱글맘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의 아들 월터가 납치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눈물로 지새기를 며칠, 경찰로부터 아이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가지만 아이는 애타게 찾던 월터가 아니다. 크리스틴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주장을 거듭하지만 경찰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급기야 정신이상자로 몰아 정신병원에 가둬버린다. 그녀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순간, 민중의 지팡이이자 정의의 화신인 경찰은 공개적으로 바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정황과 상관없이 크리스틴은 오로지 아들 월터를 되찾기만을 바랄 뿐이고, 경찰의 비리와 부패를 파헤치는 데 일생을 바친 브리그랩 목사의 도움으로 공권력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체인질링’은 사전적 의미로 ‘남몰래 바꿔치기 한 아이’란 뜻이다. 제목대로 영화는 한 엄마의 아들 찾아 삼만리에 대한 눈물겨운 투쟁을 보여주면서 뜻하지 않은 순간, 범죄 스릴러의 흥미진진한 서브 플롯을 첨가한다. 영화에 담겨있는 여러 가지 이슈들, 이를테면 자식에 대한 엄마의 애틋한 모정, 아이만을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한 연쇄 살인마, 권력의 부정부패와 인권유린 등 한 편의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치고는 좀 과한 게 아닌가 싶을 만큼 세 가지 중요 플롯이 지나치게 심각하지만 놀랍게도 <체인질링>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드라마보다 훨씬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 한 여성이 겪은 일이라고 하기에 믿을 수 없는 격동의 순간들로 가득한 탓에 칸영화제 상영 당시 영화의 소재가 실화였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상을 주지 않았다는 웃지 못할 소문이 날 정도였다. 영화는 현실에 발을 붙이고 현실을 소재로 만들어지는 현실의 산물이지만, 때론 우리의 삶이 영화보다 더 허구적일 수 있다는 사실은 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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