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외가] 우과산청 雨過山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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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외가] 우과산청 雨過山靑
  • 경봉 스님
  • 승인 2009.04.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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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외가

山이 푸르다.

비 개인 뒤 산빛이 새롭고

봄이 오니 꽃이 붉다.

달이 차가운 솔가지에 걸리고

바람은 뜰악 잣나무를 흔드네.

비가 오기 전보다 지나간 뒤의 산빛이 곱고 봄이 오니 꽃만 붉은 것이 아니라 만물이 모두 봄빛을 띄워 찬연하다. 화가의 눈에는 산빛이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고 바닷물빛도 몇 번이나 바뀐다고 한다. 바람이 잣나무를 흔들고 달이 찬 솔가지에 걸려 있는 풍광을 여러분들도 다 잘 아는 것이지만 부처님의 진리 법문이 거기 있는 것이다.

주장자의 도리

내가 아무 말도 하지않고 가만히 있다가 누웠던 주장자를 여러분들에게 보이고 법상을 세 번 쳤는데 이것이 법문이다. 이 주장자를 보아라. 죽은 송장에게 아무리 보인들 송장이 볼 수 있나? 주장자로 법을 “탁” 치는 이 소리를 귀로 들었다. 그러나 대증들이 귀로 등기를 사람소리 말소리 물소리 새소리 등 온갖 소리를 듣고는 저 소리가 무슨 소리라고 분간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탁”치는 소리는 분간을 할 수 있겠는가? 이 무슨 도리인가? 공부를 해야 알지 그렇지 않고는 수없이 들어도 모른다.

우주 만물이 사람들에게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는데 푸른 산에는 초목이 있고 꽃이 피고 새도 울고 .. 물과 돌, 이 모든 것을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그 수용하는 근본 자체는 모른다. 모든 상대적인 이변을 떠나서 대자유, 대자재를 얻어 온좌하여 영원히 살 수 있는 진리가 분명히 있것만은 그러한 진리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모른다. 우주 만물이 불법이 다 있는데 어떤가 하면 생활이 불법이요, 우리의 모든 행동이 불법이지, 불법이 어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공기 가운데 전기와 전파는 사람에도 투과하고 나무에도 투과하고 돌이나 물에도 투과하고 삼라만상 어디에고 투과하지 않은 곳이 없듯이 법불의 진리도 그렇다.

이렇듯 진리는 보편화한 우리 일상 생활 주변이 온통 그대로인 것을 자기의 지혜가 넓지 못하고 안목이 어둡기 때문에 통찰하지 못하는 허물이 있는 것이다. 백천 시냇물은 모두 바다로 극함을 삼는다. 삼라만상은 허공으로 극함을 삼는데 천삼라 지삼라의 모든 만물은 허공으로 극칙을 삼는다.

“四聖六凡”은 부처님으로 극함을 삼는다. 明眼衲子는 이 주장자가 어찌 극함이 되는가?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도리를 얻으면 나는 그 사람에게 두 손으로 이 주장자를 분부하겠다.

한가로히 선상에나 기대고 있을 것을

주장자를 말함은 후학에게 길을 가리키기 위해서다.

光明을 놓는 도리

예전에 중국의 福州 古靈寺에 “神贊선사”라는 분이 있었다. 처음 출가하여 고향의 大中寺에서 은사스님을 모시고 있었는데 스님은 늘 경전만 보고 있지 참선은 안한다. 글을 아무리 들여다 보고 있어봐야 그래가지고는 부처님이 연산회상에서 꽃을 들어보이신 소식과 그리고 오늘 내가 법상에서 아무 말없이 있다가 주장자로 법상을 “탁”하고 친 이 소식은 알 수 없고 문자로 얼러댈 수도 없는 격식밖의 것이다. 그래서 생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지식스님을 찾아 은사를 하직하고 떠났다. 행각을 하고 다니다가 대선지식인 “百丈”화상을 만나 도를 깨닫고 본사에 돌아 오니 은사가 물었다.

 “그대는 내곁을 떠나서 무엇을 익히고 왔는가?” “아무런 일도 익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대중과 함께 머물며 일을 돌보고 있었고 은사는 여전히 예전 그대로 책을 펴놓고 糟粨(조백)만 씹고 있었다. 조박이란 말은 깨묵을 말하는데 문자만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 기름은 안먹고 깨묵만 씹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래 우리스님이 문자에만 끄달려서 매일 경만 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은사가 목욕을 하다가 선사에게 등을 밀라 하니 선사가 등을 밀면서 말하였다.

“좋은 법당인데 부처가 영검치 못하구나” 그의 스승이 고개를 돌리니 선사가 또 말했다.

그 다음 그의 스승이 창가에서 경을 읽는데 벌이 들어왔다가 창호지에 부딪치면서 나갈려고 하였다. 선사가 이를 보고 게송을 지었다.

문으로 나아가려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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