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란 룸비니동산] 이래서야
상태바
[독자란 룸비니동산] 이래서야
  • 정용삼
  • 승인 2009.04.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란

   아주 오래된 일이라 희미하게 생각난다. 어느날 어머님께서 절에 갔다 오시더니, 아무 댁에는 소가 송아지를 낳았고 어느 댁에는 아기를 낳았으니 그 집 식구들과 얘기도 하지 말고 그 집에 가지도 말도록 하셨다. 그러시면서 7일 전부터 집 대문 위에 경상도 말로 경구를 쳤다. 왼쪽으로 꼰 새끼에 대나무 가지를 중간중간 달아 두는 것이다. 그러면 마을 사람들도 함부로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날부터는 온 집안 식구가 정성을 들인다. 그때만 해도 고기 반찬이 어려웠지만, 멸치반찬도 금한다.

  어린 나이였지만, 나는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실행하려고 노렦했?? 그러나 친구들과 놀다보면은 얘기하지 말라는 사람들과 얘기도 해진다. 그러면은 야단을 맞을까봐 얘기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어린이 생각이었지만, 그러면서도 부처님께 벌을 받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다.

  지금은 텔레비젼이나 책에서 불상이 많이 나오니 부처님이 어떻게 생겼나 알 수 있지만, 그때만 해도 절에 안 가면 불상 구경이 어려웠다.

  어머니께서는 낮에는 일을 하시고, 밤이면 희미한 등잔불 앞에서 절에 가지고 갈 공양미에서 돌이나 잡곡을 하나하나 가려 내셨다.  그리고는 절에 가실 때에만 쓰는 자루에 담아 제일 깨끗한 곳에 보관하셨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