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수기] 이곳에 석굴을 파라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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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수기] 이곳에 석굴을 파라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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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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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수기

   6  석굴법당을 발원하다

  식물같은 아기를 안고 헤매기 6년, 부처님에게 매달리기 5년, 그동안에 저의 주변도 많이 바뀌었읍니다. 무엇보다 온 가족이 부처님 은혜를 아는 불자 가족이 되어 있었고, 남편도 불법이라면 무엇이든지 바칠 마음 준비가 되어 있었읍니다. 저도 많이도 바뀌었읍니다. 세간의 먹고 살고 이름 내기 좋아하는 일들은 별세계의 일이 되어버렸읍니다. 언제부터인지 제 마음 속 깊이 잠들었던 꿈이 기지개를 켜고 일어 나는 듯 새로운 마음의 세계가 이루어져 있었읍니다.

  부처님은 우리 모두에게 인욕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시고자 하는구나, 어떠한 고난도 참고 또 참으면서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을 가르쳐 주시는구나, 그리고 부처님은 우리 모두가 큰 은혜를 입고 살고 있는 것을 깨닫게 하고 그 큰 은혜를 입고 살고 있는 것을 깨닫게 하고 그 큰 은혜를 갚고자 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시는구나, 나의 삶은 모두가 부처님의 은혜이고 우리의 삶은 부처님 은혜 갚는 일로 향하여야겠구나.....

  그런데 그 무렵, 법당이 줄줄 새기 시작했읍니다. 집이 낡아서 더 견디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비가 오면 부처님께 우장을 해드려야 할 형편이 되었읍니다. 그래서 남편과 의논하여 있는 힘을 다 바치기로 했읍니다. 남편의 사업의 여유는 모두를 불사에 바치기로 했읍니다. 그리고 저는 절에 머무르면서 기도를 하고 법당을 이룰 권선문을 만들고 화주가 되었읍니다.

  화주책을 들고 전국 사찰을 찾아 다녔읍니다. 스님들의 세상도 많이 구경하였읍니다. 그러는 중에 한번은 고마운 협력자를 만나서 관세음보살 존상사진을 얻을 수 있었읍니다. 그래서 자그마한 액자를 만들어 사진을 넣고 그것을 짊어지고 다니며 절과 절, 법회과 법회를 돌고 돌고 돌았읍니다. 신도님들에게 한 개씩 돌리고 뜻있는 분의 동참금을 한 푼 두 푼 고맙게 받았읍니다. 그러기를 5년, 지난 80년 2월 14일에 오늘의 대웅전 법당을 우선 완공하였읍니다.

  실로 눈물겨운 결실입니다. 금주산 산허리를 뜷??동굴을 만들고 그 돌을 고루어 부지를 장만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각을 만들어 의지를 삼고 그 위에 세워진 2층 법당입니다.

  굴법당을 짓기로 작정한 내력을 말씀드려야겠읍니다. 법당을 새로 지으려고 기도하며 화주를 하고 있는데, 한 번은 흰 옷을 입은 성인이 저를 불러 지금의 굴법당 자리에 이르더니 말하였읍니다. 『이곳을 파서 석굴법당을 만들어라! 돌조각 하나를 갖다 놓더라도 기도하는 자는 모두 소원을 성취하리라 』 깨고 보니 꿈이었읍니다. 저는 법당이 너무 작으나 세로 법당 지을 터도 없는 이 절벽 산중에 법당을 어떻게 지을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이 굼으로써 결정이 났읍니다. 그래서 한편에 일을 시작하고 돈이 들어오는 대로 공사비를 지불하고 석굴을 파는 일을 계속해갔읍니다. 그러다보니 파낸 돌이 쌓이게 되고, 그곳이 오늘의 대웅전 자리가 된 것입니다.

  7  「호국석굴」의 신비

  석굴법당을 진행하면서 신비스러울 만치 부처님의 가호를 많이 받앗읍니다. 부처님의 가호를 받았다기보다 제가 행하고 있는 모두가 부처님의 가호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았읍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실로 엄숙한 큰 사명이 주어져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었읍니다. 저는 6 .25때 아버지와 형부와 오빠가 공산 총탄에 일시에 쓰러지는 것을 목도했읍니다. 다행히 오빠는 되살아났지만 저대 받은 전쟁의 혐오와 평화를 갈구하는 심정은 마음 속 깊숙이 뿌리 박혀 있었읍니다. 그러던 것이 염불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부처님의 크신 듯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고, 저의 생명 속에서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자는 목소리는 어느덧 조국의 평화, 조국의 통일을 기원하는 소리와 함께 하고 있었읍니다.

  저의 마음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것이 형성되어 갔읍니다. 「금주산에 석굴법당을 만들고 부처님을 모시자. 그리고 우리 겨레 모두의 소망을 이루도록 우리의 원을 이 도량에 묶자.  부처님과 거룩한 보살님과 역대조사를 모시고 우리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자. 그 사이에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위신력이 틀림 없이 우리 소망을 이루게 할 것이다. 이 법당이 언제 완성될 것인가 그것은 부처님의 뜻이다. 」이렇게 하여 어느덧 저는 금용사의 행자가 되었고 화주보살이 되어 있었읍니다.

  화주하러 이절 저절 다니는 동안 많은 곤욕도 치렀고 수모도 많이 받았읍니다. 때로는 기진맥진하여 산사를 찾아간 저를 불순분자라 하여 괴롭히고 112로 신고하여 잡혀가 조사당하고... 대웅전 법당이 끈난 후부터는 정말 견디기 어려운 고난이 닥쳐왔읍니다. 무고로 인한 사직당국의 수많은 조사의 연속... 그렇지만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법당을 지어 조국의 평화통일을 기원하자는 저의 기원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읍니다. 조사를 관여하던 기관에서도 도리어 저의 신심과 결백을 입증해 주고 저의 듯을 이해해 주는 보호자가 되기도 하였읍니다.

  그 무렵 저는, 비록 부처님을 향한 원은 식지 않았어도 저의 신심은 극도로 지쳐 잇었읍니다. 화주 그만하겠다고 몇번이고 말하였읍니다. 그렇지만 날이 밝으면 몸은 어느덧 화주길을 나가고 있었읍니다. 삼국유사를 조사해 보니 경주 석굴암은 20년이 걸렸다고 하였읍니다. 김 대성이 착수하여 완성을 보지 못하고 나라에서 인수하여 완공했던 것을 생각도 해봤읍니다.

  지치고 지칠 무렵에 저는 통도사 극락암으로 경봉노스님을 찾아갔읍니다. 노스님은 손녀딸을 대한 듯, 다정한 목소리로 말씀해 주셨읍니다.

  『일 많이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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