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개봉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일부에서 동성애적인 사랑을 다룬 영화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삶과 죽음, 시간과 공간, 성별을 초월한 주인공의 영원한 사랑은 불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용이하다.
비오는 날 인우와 태희는 우연히 우산을 함께 쓰고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게 된다. 첫눈에 사랑을 느낀 인우는 다음날부터 맑은 날에도 우산을 들고 바로 그 정류장에서 태희를 기다린다. 몇 날 며칠이 지나도 태희를 만나지 못한 인우는 어느 날 자신이 다니는 학교 캠퍼스에서 태희를 발견한다. 그들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지 않았던 그들이지만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인우가 군에 입대하는 날 용산역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태희는 끝까지 나타나지 않는다.
그 이후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인우는 고등학교 선생님이 되어 있다. 어느 날 인우는 자신의 제자 현빈에게서 죽은 태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현빈의 말이나 행동에서 태희를 떠올리게 되고 결국 현빈의 여자 친구에게까지 질투를 느낀 인우는 병원에서 동성애에 관한 심리 상담까지 한다. 동성애적인 어떤 증상도 발견할 수 없었지만 결국 학교에서 퇴교당하고 부인과도 이별한다. 한편 현빈은 선생님의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러웠지만 인우의 말과 행동이 자신의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었던 어떤 느낌들을 인식하며 자신도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니 그보다는 오히려 어떤 초의식에 의한 자석과 같은 이끌림이라는 것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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