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나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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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를 찾아
  • 관리자
  • 승인 2007.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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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장 탐방 / 조계종 기본선원장 지환 스님

동화사 를 처음 찾았다. 해탈교 아래 자그마한 호수에 팔공산 그림자를 거꾸로 인 하늘이 떠 있었다. 자연과 그림자가 대칭을 이룬 진경 산수화폭은 빠듯한 하룻길 여행을 넉넉하게 해 주었다. 대한불교조계종 기본선원장 지환 스님을 뵙고 돌아 나오는 길에 그 풍경을 되짚어 보았듯이, 묻고자 했던 생각들을 되짚어 본다.

작은 호수 하나가 산과 하늘까지 한 품에 안는다. 그림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그 또한 자연이니, 실제와 그림자는 경계를 빚는 내 마음의 시비(是非) 놀음인가.

요즘 나는 이 시대 불자로 사는 내 모습을 비춰 보면서 깊이 회의하고 있다. 스님께 흔들리는 내 마음부터 내보였더니, 괴로움이 없다면 공부가 끝난 것이 아니냐며, 그럴수록 공부가 깊어질 수 있다고 위로(?) 같은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긴 불경기에 겪는 고통과 복잡한 사회문제들이 펼쳐져 있는 가운데, 북한문제까지 좀처럼 풀리지 않고 격변하는 시대를, 불자로서 또 북한연구자로서 어떻게 건너야 할지, 나는 명쾌한 해답도 갖고 있지 못하고 피나는 실천도 없는 형편이다.

현실문제에 대한 고민에서 나부터 간절함이 컸다. 선원장 스님을 뵙고 물을 수 있는 「불광」지와의 만남은 대중과 함께하는 소중함이 있다.

또한 참회와 새로운 공부의 기회로도 삼고 싶다. 먼저 스님께서 어떻게 발심하고 30여 년 수행하며 어떤 고비가 있었고 어떻게 이겨내셨는지부터 여쭈었다.

어떤 것이 ‘참나[眞我]’인가?

스님은 대학교에 다닐 때 당시에 깨달았다고 알려진 거사님을 찾아갔다. 그 이전에 성철 스님께서 해인총림을 개설하자마자 한 백일법문을 학생 신분으로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 거사님이 쉽게 공부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셔서 참선 공부를 좀 해 보았다. 하지만 성철 스님의 말씀과 차이가 있어서 믿음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원각경을 보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육도윤회를 하면서 괴로운 삶을 사는 이유는 무명 때문인데, 그 설명이 실감이 나게 다가왔던 것이다.

“어떤 것이 무명(無明)인가. 선남자여, 일체 중생이 비롯함이 없는 예부터 갖가지로 뒤바뀐 것이 마치 길을 잃어버린 사람이 사방을 바꾸어 아는 것과 같아서, 사대(四大)를 잘못 알아 자기의 몸이라 하며, 육진(六塵)의 그림자를 자기의 마음이라 한다. 비유하면 병든 눈이 허공 꽃[空花]이나 제이의 달[第二月]을 보는 것과 같다.

선남자여, 허공에는 실제로 꽃이 없는데 병든 자가 망령되이 집착을 하나니, 허망한 집착 때문에 허공의 자성을 미혹할 뿐 아니라, 또한 실제의 꽃이 나는 곳도 미혹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허망하게 생사에 헤맴이 있으니, 이를 무명(無明)이라 하느니라.”

- 원각경 제1문수보살장

육신도 이 마음도 참 나가 아니고, 도대체 무엇이 참 나인가. 그 밖의 문제는 스님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다. 학교를 휴학하고 참선하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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