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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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사랑
  • 관리자
  • 승인 2009.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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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ㅣ 나는 이렇게 논다

해마다 정초가 되면 동해안 해돋이 명소엔 새해맞이를 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랬다. 을유년 닭의 해, 다들 닭처럼 싱싱하고 우렁찬 마음으로 새해를 맞고 싶어서이리라. 그러나 천성이 게으른 나는 좀체 먼 길로 새해맞이를 나서지 못한다. 대신 가족들과 함께 서울 근교에 있는 가까운 산을 찾아 새해맞이 기분을 한껏 내본다. 올해는 친구네 가족과 함께 북한산을 오르기로 했다.

오전 10시, 약속장소인 구기동 매표소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산길 초입엔 벌써 해맞이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로 인산을 이루고 있었다. 정말 부지런한 분들이라는 생각을 하며 산길로 접어들었다. 매표소를 지나 막 오르막 산길을 오르는 순간이다. 벌써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 사람들 속에 문득 낯익은 얼굴 하나가 보였다. 프로바둑기사 조훈현 국수였다.

조훈현 국수가 북한산을 자주 오른다는 것은 세간에 잘 알려져 있다. 프로바둑기사들은 하루 종일 앉아서 대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약한 프로기사들이 산행을 좋아한다. 산행을 통해 약한 체력을 보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종일토록 선방에 앉아서 참선 수행하는 스님들이나 하루 종일 사무실에 틀어박혀 일하는 대부분의 현대인도 약한 체력을 다지기 위해서는 산행만큼 좋은 것은 없으리라.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내가 반갑게 인사하자 조훈현 국수도 평소에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처럼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내심 기분이 좋았다. 바둑을 좋아하는 내가 새해 첫날에, 그것도 평소에 존경해 마지않는 조훈현 국수를 만난 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일이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 했던가. 새해의 첫날에 조훈현 국수를 만난 것을 보니 내게도 올핸 바둑 운이 따르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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