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내가 주고싶은 것
그 날은 용하게 내가 집에 있었다. 따랑 따랑 울리는 전화를 받고 보니 반가운 K여사의 목소리, <만나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하기에 <점심을 먹지 않고 기다릴 터이니 빨리 오시요>하였다.
점심 식사 준비를 간단히 했을 때 의외로 빨리 나타난 셈이다. 반갑다고 현관에서 손을 잡아 끌고 방으로 들어오게 하고는 앉자 마자 점심상을 갖다 놓았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놀라운듯 <나는 박여사가 이렇게 야무진 줄 몰랐어요. 나박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김치다 갖추어 놓고 반찬들이 다 얌전하네요>하고 내 밑반찬 솜씨를 한바탕 추겨 주었다. 사실 내 요리 솜씨를 칭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럴 줄 몰랐다는 것이 분명하리라.
언젠가 선배(先輩)시인 한 분과 같이 합세하여 내 건망증(健忘症)이나 무심증(無心症)을 찬양하여 <나사가 좀 빠진 사람 같은데·····>라고 놀려댄 적이 있었다. 하기야 동창생들도 나를 좀 이인(異人)취급을 하는 것을 왜 내가 모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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