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분들께 배우는 인생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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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분들께 배우는 인생의 기쁨
  • 관리자
  • 승인 2009.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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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광장 / 함께 나누는 이야기

어떻게 하면 더욱 쉽게 가르칠 수 있는가가 화두로 남아 있는 것은 탄천을 트래킹하면서 생긴 버릇이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평생 이렇게 행복해 본 적이 없다는 노인들, 그런 분들을 생각하면 화요일과 토요일은 만사 제쳐두고 복지관으로 간다. 지난 학기에는 59세인 분이 제일 나이가 적었다. 어려운 환경에서 아들 셋 모두 서울대를 졸업시킨 분인데, 막상 그 분은 이름 석 자도 쓸 수 없었다.

초등학교 교재가 노인 분들 정서에 맞질 않기 때문에 옛날이야기 책에서 선택한 10여 편의 글들을 교재로 삼았었다. 그 분은 글 읽는 재미에 빠져, 어느새 교재를 좔좔 읽게 되었다. 그래서 좀더 분량 있는 이야기로 권해드린 책이 『모모』이다. 『모모』는 시간과 시계를 주제로 전개되는 360여 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동화이다. 시계는 돈을 주고 살 수 있지만 시간을 돈 주고 살 수 없는 귀중한 것이므로, 남은 여생을 허송하지 말고 독서를 하자는 뜻에서 『모모』를 선택한 것이다.

그 분은 평생 살면서 그렇게 두꺼운 책을 소유할 수 있다는 기쁨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벌써 3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을 시샘하던 74세의 어르신이 서점에서 『모모』를 사오시더니, 이 책이 맞느냐고 내보이신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그 어르신 생각에 혼자서 빙긋빙긋 웃음이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머지 분들에게도 모두 사드렸더니, 그 두꺼운 책이 자신의 소유라는 충만감은 평생 느껴보지 못한 행복이라며 어린아이처럼 기뻐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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