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희찬탄
비록 강단에 서지 못했으나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대단한 한학자, 이십여 년의 영어(囹圄)생활, 북에 있을 때 그로 하여 백안시 받고 있을 남측의 가족 때문에, 또 남에 와서는 그로 하여 무서운 박해를 견디고 있을 북의 가족 때문에, 늘 피를 흘리고 있었을 그의 영혼. 절대적으로 상대립(相對立)하는 두 세계의 긴장관계와 압박을 그림자처럼 달고 다니던 그 삶이 지난 10월 말 87세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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