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목에서 정착으로 변천하는 고원(高原)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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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에서 정착으로 변천하는 고원(高原)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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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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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실크로드를 가다 9 / 중국 타슈쿠르간(Tashkurghan)
▲ 석두성에서 내려다 본 풍광. 유목민들의 게르가 초원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파미르 고원을 넘으면서

새벽의 여명이 채 가시기도 전에 길을 나섰다. 중국과 파키스탄을 연결하는 ‘카라코람 하이웨이(KKH)’를 달려 중국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KKH의 ‘쿤자랍 고개(Khunjerab Pass, 해발 4,800m)’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붕이라는 파미르 고원에 속하는데, 도로공사를 할 때 많은 사상자를 낳았기에 ‘피의 고개’라는 슬픈 이름도 가지고 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고 손만 대면 곧 바스러져 흘러내릴 것 같은 산들 사이로 버스는 달린다. 멀리 보이는 설산(雪山)의 연봉(連峰)들이 내달리는가 하면, 그 연봉들을 따라 검은 인더스 강물이 굽이치며 흐르고 있어 조금의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울타르, 라카포쉬, 데란 피크 등 해발 7,000m가 넘는 카라코람 거봉들을 바라보며 파키스탄의 국경마을 소스트에 도착하였다. 검문소라고 해봐야 허름하기 짝이 없는 건물 하나 달랑 있는 것이 고작이지만, 개별 여행자의 몸과 짐 수색은 엄격했다. 여자들은 벽돌로 지은 작은 건물에 들어가 여성경관으로부터 몸 수색을 당하였다. 중국이 마약으로 골치를 앓고 있기 때문에 마약소지자를 색출하기 위함이라 하였지만, 께름칙한 기분은 떨칠 수가 없었다. 파키스탄의 소스트에서 중국의 타슈쿠르간까지는 버스로 8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이곳은 파키스탄과 중국의 완충지대이며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이다.

파미르 고원을 두고 푸른 파가 많이 생산된다고 해서 대총령(大 嶺)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푸른색조차 귀한 것 같았다. 고구려의 유민으로 당나라의 장군이었던 고선지 장군이 소발률국(파키스탄의 북부 지역)으로 원정을 가기 위해 이 험한 파미르 총령을 넘었다고 하니, 나라 잃은 유민의 신세가 얼마나 처량했을까 싶다.

달마 대사의 짚신 한 짝이 말하는 것은

달마 대사도 파미르 총령을 넘었다는 일화가 다음과 같이 전해지고 있다.

위나라의 송운이 외교사신으로 인도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 총령에서 달마 대사가 지팡이에 짚신을 매달고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송운이 “스님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달마 대사는 이렇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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