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소중한 삶입니까. 눈 뜬 장님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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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소중한 삶입니까. 눈 뜬 장님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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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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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의 현장 / 선도회 3박 4일 여름 수련회

눈을 뜨고 보면 두두물물 삼라만상이 그 모습 그대로 부처요, 저마다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소중한 존재들이라고 하는데 우리 눈에는 그것이 안 보인다. 눈 뜬 장님으로 살아갈 것인가. 눈을 뜨고 제대로 볼 것인가.

화두 참구로 우리의 본래면목을 찾아가고 있는 선도회(禪道會)는 종달(宗達) 이희익(李喜益, 1905-1990) 노사가 대혜(大慧, 1089-1163) 선사에 의해 제창(提唱)된 간화선(看話禪) 수행법을 진작시킨 데에서 비롯되었다.

종달 노사는 1965년 재가자들을 대상으로 혜개 선사가 지은 「무문관(無門關)」 48칙을 제창하며 입실지도를 통해 문하생들을 이끌어 왔다. ‘무문관’은 혜개 선사가 1700여 칙(則)의 공안 가운데 가장 핵심이 되는 48개의 공안을 가려 화두 참구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3박 4일 여름수련회

종달 노사의 뒤를 이어 제 2대 지도법사를 맡고 있는 법경 박영재(54세,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43년째 간화선수행의 가풍을 잇고 있는 재가선 단체인 선도회에서는 매년 광복절을 전후로 3박 4일 여름수련회를 갖고 있다.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공부해온 전국의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참선을 중심으로 한 집중수련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올해는 전남 담양군 대덕면 장산리 청와헌(靑蛙軒)에서 열렸다. 높푸른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대나무로 둘러싸인 청와헌은 선도회 광주 모임의 주관법사이자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혜정 김인경 교수의 자택 겸 작업실 겸 선방이 있는 집의 이름이다.

짧게는 1년 남짓한 신참 선객에서 30년 넘은 구참 선객에 이르기까지 이번 참가자는 27명.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죽비소리에 맞춰 가행정진의 끈을 늦추지 않는다. 참선과 108배, 울력, 하루 한 번 입실 점검도 필수다. 울력 시간을 이용해 잠깐 선도회 회원들의 그 동안의 수행담을 들어본다.

지엄 최성철 (43세, 한국소비자보호원) 거사는 선도회에 입문해 화두참선을 시작한 것은 지난 해 8월 말. 월정사 순례 중 법장 권영두 법사(79세, 선도회 독립문 모임)에 대한 기사를 현대불교신문에서 우연찮게 접하고 부터이다. 그 다음날 법사님을 찾아가게 되었고, 그의 참선공부는 곧바로 시작되었다.

하루 향 한 대 타는 시간, 즉 아침 1시간, 저녁 1시간을 앉지 않으면 밥을 굶으라는 가르침을 지키지 못하면 밥을 굶었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 법사님께 받는 입실 점검은 철칙으로 삼았다. 법사님 말씀은 그대로 법이었다.

“망상 대신 화두가 잡히면서 사업자와 소비자가의 분쟁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중립적인 입장에서 중재를 하게 되니 문제가 훨씬 원활하게 풀렸습니다. 또 남 앞에 설 때면 늘 자신감이 없었는데 마라톤 동호회와 불교모임의 회장을 맡게 되었어요. 배짱이 생긴 거지요. 제 자신의 변화에 제가 놀라고 있습니다.”

연문 서광일(40세, 출판미술) 지선 서수일(36세, 불교합창단 지휘) 자매는 선도회에 입문한 지 3년째. 서로에게 탁마가 되는 도반이다. 화두공부를 하다 보니 산만함이 줄고 집중력이 생겼으며, 섬세함과 아울러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혼자 있어도 무료하지 않은 것이 변화라면 큰 변화라고 말한다.

지명 조아라(47세, 전 치과의사) 님은 ‘바람과 같은 사람’이었다고 스스로 말한다. 웬만한 영성, 명상프로그램은 기웃거리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2000년 6월 서강대 서명원 신부님의 피정지도를 받게 되면서 신부님으로부터 선도회를 소개받았고, 선도회 광주 모임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서 한눈팔지 않고 ‘공부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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