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마음의 어느 자리에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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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마음의 어느 자리에 서 있는가
  • 관리자
  • 승인 2007.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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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 33주년 연속기획 특집/마음공부 이야기-욕심

겨울밤 산사에 앉아 차를 마셨다. “제가 한 달에 보시를 너무 많이 받아요. 화림원 대중이라 20만원. 학장이라 40만원 그리고 주지라 57만원. 도합 117만원을 받아요. 미안하데요. 그래서 그 돈 다시 사중에 반납했어요. 저번에 해인사 회의를 5번 다녔는데 한 번에 30만원씩 주더군요. 그 돈 받을 때마다 학인 스님들 대중공양금으로 내놨지요.”

실상사 주지스님 이야기를 들으며 가만히 나를 생각해 보았다. 나는 얼마나 받는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주머니를 비울 수가 있는가. 자신이 없었다. 주머니를 깡그리 비우고 산다는 것이 주머니를 비워 본 적이 없는 내게는 좀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주머니를 전부 비우고도 아무 불안이나 두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다면 그는 아름다운 시간을 살아온 사람임에 틀림없다.

출가자의 멋은 아무 미련 없이 비우는 데 있다. 길을 가다가도 논두렁 베고 죽을 수 있어야 출가자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나는 못 그런 것 같다. 앞뒤를 재고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다. 세속적인 것이다. 이건 어디에 쓰고 이것은 또 어디에 쓰고 그런 셈을 하고 산다. 마음에 시원한 구석이 없다. 가끔씩 나를 돌아보면 출가할 적의 정신을 얼마나 잊고 사는지 금방 알 수가 있다. 내가 살아온 출가의 시간에 나를 비추어 보면 참 많이 어긋나 있음을 알게 된다. 함부로 시간을 살아온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인과를 벗어나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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