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법구] 땅에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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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땅에 넘어진 자, 그 땅을 짚고 일어서야 한다
  • 이문재
  • 승인 2008.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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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서점까지는 들어가 보았지만, 경내에는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삼청동에 3년 넘게 살면서, 하루에 두 차례씩 그 앞을 지나쳤으면서도 들어가 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를 법련사 안으로 안내한 분은 몇 년 전 돌아가신 소설가 최명희 선생이었다. 10여 년 전, 어느 봄날, 최 선생이 “안 들으면 평생 후회할 거야”라며 내 소매를 당겼다. 뉴욕주립대 박성배 교수가 보조 지눌의 사상을 주제로 한 강연회였다.

지금도 그렇지만, 불교에 대한 무지를 불교에 대한 막연한 호감으로 포장하고 있던 나는, 남성보다는 여성, 그것도 중년 여성들이 태반인 좌중과 섞이지 못한 채, 어색해 하고 있었다. 강사에 대한 사전지식도 거의 없었다.

나중에 최 선생으로부터 들었더니, 박성배 교수는 보통 분이 아니었다. 박 교수는 원래 동국대 교수였다. 학생들을 데리고 해인사에 갔다가 학생들을 돌려보내고, 그 자리에서 머리를 깎았다. 그리고 곧 성철 스님의 문하에 들어갔고, 성철 스님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박 교수는 환속했다. 환속했을 뿐만 아니라 성철 스님과 다른 길로 들어섰다. ‘돈점논쟁’이 한창일 때, 불교학자로서 성철 스님과 반대되는 견해를 펼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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