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따먹기 놀이]
이제는 그렇게 노는 아이들이 거의 없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땅따먹기 놀이'라는 것을 참 많이도 했습니다. 포장된 도로가 흔치 않을 때라 흙먼지 가득한 땅에 선을 그어 놓고 손으로 발로 서로의 땅을 따 먹느라 하루 해가 다 저무는 것도 몰랐었지요. 그러다 해가 지면 밥 먹으라 부르는 어머니 소리에 그 때까지 그렇게 애 써서 딴 땅을 아무 미련없이 흘쩍 버리고 다들 집으로 가 버립니다.
그 때는 왜 그렇게 목숨 걸고(?) 땅을 따 먹으려 했는지 정말 지금도 이해가 안 갑니다.
그저 해만 지면 다 버리고 갈 땅인데, 따먹기 놀이를 할 때는 그렇게 사생결단하듯 했으니까요...
내 땅을 조금만 뺏겨도 상대방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고 한 땅이라도 조금만 더 따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었지요. 그러다 종종 놀이가 싸움이 되어 서로 치고 박기도 합니다. 그렇게 애써 내 땅이라고 따 놓아 봐야 금만 발로 지우면 땅에 아무 흔적도 없고, 가져 가지도 못하고 해만 지면 그대로 놓아 두고 가는데도 어린 마음에 땅을 못 따면 분하고 땅을 많이 딴 아이는 퍽이나 부러웠던 것입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의 눈으로 보면, 어릴 때 저의 그런 모습은 참으로 우습고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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