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 - 내가 최고!
어쩌다가 방송에서 떡장수 할머니가 덕산 스님에게 던졌다는 ‘과거심(過去心), 현재심(現在心), 미래심(未來心) 불가득(不可得)’의 질문 이야기를 할 때면, 이거야말로 현재 진행형의 작업에 목을 매는 ‘방송장이’들을 위한 화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분초를 다투며 일이 초에 파랗게 질리고, 십 몇 초면 시말서를 써야 하는 방송장이들은 그야말로 순간순간 점을 잘 찍어야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업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디지털 뉴미디어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방송은 여전히 찰나의 매체이다. 한번 입 밖으로 내놓은 과거의 말은 현재에 주워 담을 수 없고, 순식간에 밀려오는 미래에 정신없이 대처하다보면 현재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싶어진다. 그 순간의 날짜, 계절, 시간, 날씨, 사회적 이슈 등 모든 것의 영향을 받는 것이 방송에서의 말이고 감정이다. 어제는 공감대를 형성했던 말이 오늘은 전혀 다른 싸늘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십년 전엔 신선했던 단어가 오늘은 낡고 구태의연할 수 있다. 반면에 고색창연한 일화가 오히려 새롭다는 찬사를 받기도 하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거창하게 풀어놨지만 결국 한 줄로 요약하자면 방송에서 말한다는 게 하면 할수록 참 쉽지 않더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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