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만들어낸 필연적 인연- 최영림 무나카타 시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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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만들어낸 필연적 인연- 최영림 무나카타 시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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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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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산책
▲ 최영림, 불심, 캔버스에 유채 91*130cm

지난 1월부터 덕수궁 미술관에서는 두 화가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아담한 규모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최영림(1916~1985)은 전후(戰後) 한국의 목가적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고, 무나카타 시코(1903~1975) 역시 일본 현대 판화의 대부이자 독창적인 판화 기법으로 세계 미술계에서 명성을 얻은 판화가이다. 두 작가에 대한 배경 지식을 전혀 모른다 해도 이들의 작품을 접하는 순간 기법과 소재, 주제적인 측면에서 유사점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이는 두 사람이 전쟁을 겪은 동시대 작가로서의 정서적 공유가 있었음은 물론 제자와 스승 관계였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최영림과 무나카타의 만남은 고고학자이자 미술가인 오노 타다아키 덕분이다. 고구려 고분의 발굴 조사를 위해 평양에 온 오노로부터 판화를 배우던 최영림은 오노의 주선으로 1938년 일본으로 건너가 무나카타로부터 2년간 판화 수업을 받게 된다. 이 세 사람의 관계는 각자의 작품세계에도 긴밀한 영향을 주는데, 고구려 고분 ‘무용총 수렵도’에 깊은 감흥을 받았던 오노로 인해 무나카타 역시 수렵도를 접하게 되고 이는 ‘화수송(華狩頌)’이란 작품에 반영된다. 최영림 역시 스승 무나카타로부터 배운 다양한 미술적 기법, 일본의 전통을 주제화하는 방식들을 적극 수용하여 한국적이면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가하였다.

일본과 한국, 두 작가가 들려주는 독창적인 변주곡

최영림과 무나카타의 작품은 완전히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닮았다. 분명 다른 두 사람의 작품이지만 비슷한 소재와 주제, 자국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 민담이나 전설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은 두 사람이 아주 가까운 친구나 가족일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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