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족 식탁의 가치
학력 편중 사회가 어린이들이나 학생들에게 주는 불행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어린이들 사이에 심신에 무거운 피로를 주기도 하고 그때 따라 노이로제 현상이 늘어가고 있는 것은 참 위혐스러운 일이다. 이 점에 있어서 불행한 것은 어린이 들만이 아니다. 어린이를 둘러싸고 있는 가정 그 자체가 허물어질 정도가 되기도 하고 어린이의 시험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부모의 정신 상태를 완전히 뒤바뀌어 놓기도 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나의 친구인 H씨는 딸을 중학교에 진학시키기 위해서 유명한 학원에 보냈다. 그 뒷바라지를 하느라 어머니는 저녁 식가 준비를 전혀 할 수 없어 남편인 H씨는 1년동안 외식을 하거나 차디찬 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다행이 H씨는 근엄한 사람이고 딸이 진학을 솔선해서 협력해 주기 때문에 좋았지만, 이러한 생활을 참지 못하는 남편들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설사 가장이 잘 협력해 준다 하더라고 가정에서 잃어버린 단란한 저녁 식탁의 가치는 무엇으로 보상할 수 없는 것이 거기에 있다. 식사는 영양분을 충분히 취하면 그것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김이 뭉게뭉게 나는 식탁을 둘러 사고 하루에 있던 일이라든가 실패라든가 희망을 제각기 이야기하는 가정의 교류라는 것은 다시 무엇으로도 바굴 수 없는 중요한 것이다. 최근 유난히 증가하고 있는 병은 신경성 식욕부진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심히 마르고 식욕이 아주 없는 것이 주된 증상인데 사춘기 여자의 심신증이다. 이 병은 식생활의 이상이 그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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