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의 사상대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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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의 사상대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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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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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경의 세계

1. 고인의 견해

전 달에 화엄경 제목과 그 내용의 대개(大槪)를 소개하였다. 여기에서 [화엄의 정통사상이 과연 무엇이냐?] 하는 것을 다시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한 마디 할 것은 인도에서 엮어진 화엄경은 대승보살도의 최종적인 결정으로서의 보현행원(普賢行願 0사상을 천명한 것인데 그것이 중국에 와서 그 교리를 규명하는 하나의 카데고리로서 六상(相)·四법계(法界)·十·현문(玄門)등을 설정한 것이다. 후인들은 그것이 화엄의 근본사상인양 착각하였으며 또 한국에서는 [만법을 통합하여 一 심을 밝힌다(통만법명일심統萬法明一心)]라는 얼토당토 않은 판단을 내렸다.

화엄사상의 골자를 말함에 있어서 옛적에 화엄교학을 연구하는 이는 그것을 종취(宗趣)라고 하였다. 종은 한경·논이나, 한 종파에서 최상의 목표·주장을 종, 곧 종지라 하고 그 목표 종지대로 실현하기 위한 행동을 취라고 하니 곧 귀취(歸趣)의 뜻이다.

예컨대 기독교에서는 하느님을 믿는 것을 종지로 하고 진실히 믿음으로 천국에 가는 것을 그 취로 한다. 불교에서는 개달아 부처가 되는 것을 종을 삼고 그 성불하는 도를 닦아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그 귀취 곧 목표로 삼듯이, 모든 대·소승 경·논이나 여러 종파가 다 그 종·취가 있다.

예컨대 열반경은 [상주법신(常住法身)]을 그 종지로 하고 상·락·아·정(常樂我淨)의 四 덕을 실증하여 구현하는 것을 그 목표로 하며, 법화경은 회三 귀일, 곧 三승(乘)을 회통하여 一승으로 돌아가는 것을 그 종지로 하고 三승이 다같이 一승법을 닦아 성불하는 것으로 그 귀취를 삼는다. 三논(論)에서는 공(空)의 진리를 그 종지로 하고 그 공의 진리를 체득하는 것을 그 귀취로 삼으며 유가·유식론(瑜伽·唯識論)에서는 삼계유식(三界唯識)을 종지로 하고 그 유식관(唯識觀)을 닦아서 그 진리를 체득하는 것을 귀취로 삼는다.

이와 같이 모든 교종(敎宗)에서는 계·정·혜(戒定慧) 三학(學)을 닦아서 마침내 성불하는 것을 그 종취로 하는데, 선종에서는 견성성불(見性成佛)을 그 종취로 하며, [정토종(淨土宗)]에서는 극락에 왕생함을 그 종취로 하는 등이 그것이다.

그러면 화엄경은 무엇을 그 종취로 하였는가. 중국 학자들이 연구하여 발표한 것을 청량국사징관(澄觀)의 [화엄현담(華嚴玄談)]에서 대략 열 가지를 열거하였다. 그에 의하여 몇 가지를 소개한다면[조 어려운 학술적인 것이지만], 혹은 화엄은[걸림없는 법계(無障碍法界)]로 종을 삼는다고 한바 법계란 만법의 세계가 서로 걸림이 없이 원륭무애한 것을 그 종지로 삼는다는 뜻이다. 혹은 주관과 객관의 법계가 매우 심오한 원리를 천명한 것이 그 종지가 된다고 하였으며 혹은 화엄에서 보살이 수행하여 부처가 되는 지위를 十주(住)·十행(行)·十회향(廻向)·十지(地)·등각(等覺)·묘각(妙覺)에 이르는 四十二위(位)의 인과를 종지로 삼는다하였고, 혹은 불경계를 실증(實證)하는 [화엄삼매(華嚴三昧)]를 종으로 삼는다 하였으며, 혹은 부처님이 체득하였다는 [해인(海印)삼매]로 종을 삼는다 하였고 [광통율사(光統律師)]는 [인과이실(因果理實)]로 종을 삼는다고 한바 인과는 연기의 세계고[이실]은 실상의 법계를 의미한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학설이 있었는데 화엄학의 개척자인 현수(賢首)대사는 그것을 보충하여[인과 연기 이실법계]로 종을 삼는다고 하였다. 광통율사는 인과가 곧 연기요, 이실이 곧 법계라고 보았는데, 현수대사는 인과가 곧 연기가 아니라 인과는 연기 가운데 한 가지 뜻이고 이실이 곧 법계가 아니라 법계 속의 진실한 이법(理法)이라는 뜻이므로 [인과연기 이실법계]라고 한 것이다. [법계]라는 술어가운데는 절대진리의 본체(本體)를 이법계(理法界)라 하고 우주만유의 현상계를 사법계(四法界)라 하고 현상계의 사사 물물(事事物物)이 하나가 곧 무량이고 무량이 곧 하나이어서 一과 무량이 상즉·상입(相卽·相入)하여 걸림 없는 것을 무애(無碍)법계라고 한다. 그러므로 이실이 곧 법계는 아니므로 이실이라는 말에 법계를 더 첨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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