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삼형제(2)-장애를 벗어나는 법]

실지로 이런 장애를 벗어 나는 길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첫 단계는 바로 '자신의 장애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입니다.

못나고 불편하고 남에게 불쾌감을 주고 자신의 마음에조차 들지 않는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당당히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지요! (동성애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떳떳이 밝히는 것을 'Coming out'이라 합니다. 밖으로 나온다는 뜻이지요. 바로 이 coming out을 하는 것입니다. '한국 작은 키 모임'에서 학생들이 주문하였던, 나 자신의 모자란 점을 솔직히 밝히고 당당히 살아 가게 내 버려 두라는 부탁의 말씀이 바로 이런 것이지요. 숨기려고만 들면 끝끝내 암흑이지만 밝히면 그 자리서 바로 환한 대낮입니다!)

그와 동시에 남들이 그런 자신을 멀리 하는 마음이 아무래도 생기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나를 정상인과 똑같이 대우해 달라든지, 왜 불편한 사람을 위해 이 나라 이 사회는 관심을 갖지 않느냐 는 등의 원망은 아예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원망은 그렇지 않아도 불편한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 뿐입니다.

그 대신, '저 사람들이야 나같은 장애가 없으니 나의 불편함을 모르는 것은 당연하고, 또 내가 저 사람들과 똑같이 잘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입장이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또 이 사회가 장애인에게 그 정도로 신경 쓸 정도면 이미 우리 나라는 선진국이게? 아서라! 다른 데 신경 쓸 데 많은 이 나라(國家)니 내가 그렇게 이해해 주어야지!' 하며, 나를 인정하지 않고 나를 불편하게 하는 저 이웃들을 오히려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의 장애를 벗어나는 첫 마음가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