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찰흙부처님의 원력으로 세운 재가인의 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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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찰흙부처님의 원력으로 세운 재가인의 불당
  • 관리자
  • 승인 2008.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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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포교의 새 장을 여는 혜국사

계유년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3개월에 접어들었다.

해가 새로 밝았다는 것, 일정한 기간을 기억의 창고 깊숙이 꾸러미 엮어 보관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한 해 동안의 일들에 대해 애정을 갖기보다는, 책임을 갖기보다는, 잊기를 좋아하는 듯 같다. 연말마다 망년회(忘年會)는 애 그리도 많은지….

하지만 누가 잊어버리고파 몸부림치는 그 시기에도 이 사회 한쪽에서는 잊지 못할 보람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휘황한 거리 복판을 휩쓸려 다니고 있던 지난 12월 27일, 서부전선에 위치한 ‘햇불부대’에서는, 초라하지만 앞을 위대한 원력을 뿜어낼 ‘혜국사’법당 준공 법회가 있었다. 새로 지은 법당에 수많은 하객이 모이고 군대 내의 불자들은 물론 불교에 조그마한 관심이라도 가졌던 사람까지도 함께 다 모여서 새로 모신 부처님을 우러러 예불을 올렸다.

이 순간, 매주 취사장으로 세면장으로 옮겨 다니며 법회를 봐오던 30여명의 사병들은 그 자리에 모인 어느 누구보다도 감회가 깊었다. 또, 3평짜리 창고법당을 수리해주러 왔다가 서른여덟 평의 구색을 갖춘 법당으로 계획을 바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이 법당을 세우는데 가장 큰 힘이 되어주신 불광 동대문구 법회 도반들은 차라리 눈시울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순간이었다.

입대 전까지만 해도 불광사 청년법회에 다니다가 그곳 군종 병으로 간 이진수 병장이 처음 이 부대에 배속 받았을 때에는 일주일에 세 차례 하게 되어있는 종교시간도 제대로 치러지지 않았다. 어떤 종교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동료 사병들에게 있어 종교시간은 휴식시간이거나 혹은 요행히 군것질꺼리를 얻게 되는 날로만 여겨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불교는 법회를 볼 장소도, 군것질꺼리도 제공하는 후원단체도 없는, 사병들 관심의 자장권 밖으로 밀려난 종교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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