希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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希望
  • 관리자
  • 승인 2008.0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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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희망

「희망」하면 보통 해가 바뀔 때마다 「새해 새희망」이라고 「희망」이라는 낱말이 사용되게 마련이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은 건망증이 매우 심한가 보다.

 그리고 일관성 있는 희망보다 새희망을 좋아하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동경이라고 할까? 아니면 새것에 대한 욕망이라고 할까? 아무튼 또 그렇게 생각해 보면 사람이란 변덕스러운 것 같다.

 내가 희망이라는 낱말을 마음으로부터 느껴 본 것은 내나이 아홉 살 때의 일이다. 오빠의 손을 잡고 서울의 야시장을 누비고 가며 책방에 가서 「나이팅게일」이라는 책을 사 가지고 와서 읽었을 때 백의의 천사가 가졌던 국경을 초월한 박애정신과 인도주의 사상의 숭고함에, 어린 마음에 나도 자라서 「나일팅게일」과 같은 여성이 돼 보았으면 하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내마음 밭에 뿌려진 최초의 씨앗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열 살이 되면서부터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거기에 따른 가난과 어머니의 반신불수에 나는 그때부터 가사를 돌보아야 했고 동생들을 돌보는 한편 학교도 가야 했다.

그대 돈 일전이면 물이 두 지게 였다. 그러나 돈 일전이 없어 그야말로 금강산 비로봉의 은사다리와 금사다리 같은 층계를 수 없이 지나,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을 긷기 위하여 어린 어깨엔 땅에 닿을 듯한 어른들이 지는 물지게를 동네서 빌어 갖고 어른들을 따라 나섰다. 그것은 현실적인 희망이기도 했다. 물을 길어다 독이랑 솥이랑 가뜩 채워 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떤때는 독 밑에 깔린 쌀이 한주먹 밖에 안되어 허기를 메우기엔 너무나 적은 분량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지게를 지고 묵을 만드는 집으로가 묵물을 사서 지고 오면서 묵물죽이라도 많이 끓여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에게 배불리 대접해야지 하는 생각에 고사리같은 손을 호호 불면서 눈길을 걸으며 희망에 부풀었었다. 「가난」이라는 현실앞에 굴복하지 않았던 그 마음은 아마도 「나이팅게일」이 되어 보겠다는 그 「희망」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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