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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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의 희망
  • 관리자
  • 승인 2008.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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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희망

 그것이 썩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리고 근자에 와선 바쁘다는 핑계로 그 회수가 아주 줄어든 것이기도 하지만, 꼬마 놈들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나는 종종 그들과 함게 텔레비 어린이 프로를 즐기는 때가 있다.

 남들 같으면 딸을 시집보낸다 며느리를 맞이한다고 야단들을 칠 판에 별로 이렇다 할 이유 없이 만혼한 죄로 知命을 갓 넘어선 아직까지도 어린 녀석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어린이 프로앞에 도열하고 있는 모습이란 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여간 우습지 않다. 내딴에는 솔직한 이야기로 여기에는 강제된 타의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날로 삭막해 가는 어린 것들의 정서 함양을 위하여 그리고 가장 현대적이고 모범적인 아버지라는 인상을 강조하기 위하여 이 즐거운 곤욕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지음 어느 어린이 시간에 있는 일이다. 무슨 물음의 정답을 맞힌 아이에게 아나운서가 칭찬에 곁들여서 의례히 하는 투로 그 어린 학생의 장래 희망을 묻는 말에 아이는 서슴치않고 자기는 장차 커서 공자 예수 석가모니 같은 聖人이 되고 싶다는 당돌한 답변을 거침없이 외는 것을 들은 일이 있다. 이럴 때면 으례 하는 투로 대통령이나 무슨 대장이 되겠다는 상식적인 답변을 예기했던 나로서는 적이 놀라 그 꼬마의 맹랑함으로 하여 잠시 멍청히 사색의 진공을 체험하다 이내 현실의 내 주변에 눈을 돌려 그 어린녀석의 참마음의 뜻을 찾아 방황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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