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창간 2주년] 선禪과 정신분석精神分析
상태바
[불광창간 2주년] 선禪과 정신분석精神分析
  • 이동식
  • 승인 2008.01.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광창간 2주년기념 강연(요지)

  1. 내가 선을 만나기까지

 내가 교육을 받던 시절에 한국사람들은 한국의 것은 모두가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말하여 왔고 내가 의학 공부 하는 데도 서양에서  발단한 공부를 배우는 관계로 동양의 것은 모두가 볼 것 없다는 식의 환경에서 지내 왔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럴 리가 없어 보였다. 우리나라 역사가 반만년이요, 동양의 역사가 또한 장구하다. 그런데 그 역사속에 무가치한 것만이 담겨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래서 결국 동양의 정신과 문화는 심원한 것이고 다만 현대의 서양식인 정돈과 표현법으로 이것을 번역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한 것이 당시의 결론이었다. 이런 생각은 내가 정신의학에 치중하면서 사뭇 새로운 것을 알기 시작했다.그것은 동양의 정신문화는 서양을 멀리 앞섰다는 사실이다.

 오늘날의 서양의 정신치료는 정신분석이 최고다. 나도 이것을 공부하였지만 동양에는 없는 것일까? 의심해 왔었는데 한 번은 동국역경위원으로 계신 분이 입원하여 내가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그 분이 대혜선사의 서장(書狀)을 읽으면서 나에게 물어왔다. 그가 묻는 것을 자세히 듣고 생각해 보니 그것이 바로 정신치료였다. 불교의 핵심은 집착을 없에는 것이란 것을 알았다. 서양의 정신분석은 근래에 그런 관심을 갖게 되었다. 미국의 목사 「알란 .워쓰」는 말하기를 「동양의 종교는 서양의 종교도, 철학도, 아닌 정신치료다.」하였는데 정말 불교의 서장을 대해 보니 이것이 바로 정신치료법을 말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 후 이행원스님 김월운 · 이지관 등 여러분과 만나 조사어록도 이야기하고 참선도 하였으며, 탄허스님을 만나 여러 가지를 배웠다. 불교의 기신론 · 능엄경 · 보조법어 · 영가집 등 여러 경론을 살핀 바로는 분명히 불교의 정신치료법은 서양보다 훨씬 깊고 역사가 사뭇 긴 것을 알게 되었다. 서양의 정신분석학은 20세기에 성립하였지만 동양의 도는 벌써 2천5백년 전  부터 열려 있던 것이었다.

  2. 禪과 정신분석의 비교

 신과 정신분석에 대하여 잠깐 비교하면서 말해 보자. 선은 불심을 목표로 한다. 그것은 번뇌가 없고 때묻지 아니한 깨끗한 마음을 의미하여 만인이 자기 자신에게 그것을 깨달을 것을 가르친다. 그런데 서양의 정신분석학에서는 초기에는 그렇지 아니 하였으나, 근자에 와서는 「자기실현을 촉구하는 것」이라 하며 「진정한 자기에 돌아가는 것」이라 하며 「잠재적 자기를 현실화 하는 것」이라 말한다. 탁월한 정신의학자 「융」은 정신분석은 「남이 아니고 자기가 되는 것」이라 말하였다. 불교에서는 범부를 중생이라 하는 것은, 자기본성을 잃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정신분석학에서는 모든  사람들은 다소간에 노이로제 상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의사도 그러하다. 자기가 참 자기를 다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불교에서 인간본성을 다 드러낸다든가 자기 보배를 자신에게서 구한다는 말은 결국 노이로제 현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도를 이루실 때 바깥의 경계를 취하지 아니 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비추어 봄으로써 도를  깨달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정신분석에서는 투사라고 말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자기가 깨닫지 못하는 마음을 밖에서 본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을 욕하고 있을 때면 모르거니와 그렇지 않고 그것을 누르고 있으면 상대방 사람이 무서워 진다. 상대방 사람이 그를 해치려고 하는 마음이 없건만 그 친구가 적개심을 가진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투사다. 또 가족이 외출하여 늦게 돌아 와서 미운 감정이 나 있을 때, 이 것은 나타내지 못 하고 눌러서 의식을 못할  때 밖에 나간 사람에게 어떤 불길한 일이라도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은 사랑하니까 미워하고 미워하니까 불길한 생각이 나는 것인데 이것이 투사다.

 불교에서는 중생세계를 착각에서 나타나는 경계라 한다. 그래서 착각심이 없어져 참된 자기를 돌이켜 비춰 보면, 자타가 그대로 명료하게 드러난다고 하는 것이니 중생세계가 인간이 자성을 잃은 착각경계라 하는 점에서 정신분석과 공통하는 점이 있는 것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