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로수를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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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수를 마시다
  • 관리자
  • 승인 2008.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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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수기

〔1〕감사하올 四十年

  저의 나이 五九세에 아직 나이 내놓기는 부끄럽습니다만 그래도 짧지 않은 지난 동안을 돌이켜 보니 곡절도 많았고 한편 평탄한 생애였다고도 생각이 듭니다.  곡절이 많다고 하는 것은 서울에서 태어나 경북 문경 땅으로 시집가고 다시 만주와 북한 땅에 살다가 해방이 되자 다시 남으로 돌아와서 三남 一녀를 키우며 오늘에 이르자니 곡절이 어찌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그러한 우여곡절의 틈바구니에서 오늘에 이르는 동안 저의 마음 속은 큰 상처 받지 아니하고 집어른과 아이들을 키우면서 맑게 살아왔다는 것은 역시 평탄한 일면이 있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  제가 오늘날까지 이렇게 평탄한 마음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부처님 믿은 덕택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서 태어나 처녀시절을 보냈으며 친정에서는 종교의 깊은 관심은 없었고 저 혼자 친구 따라 기독교 교회에 다녔습니다.  결혼하고 보니 시가가 불교에 아주 젖은 집안이어서 저도 어느덧 불교 믿는 분위기 속에 살아갔습니다.  특히 시외삼촌 되시는 어른께서 독실한 불교신앙가였으며 집어른도 그 어른의 훈도와 뒷받침 가운데서 성장하고 공부하였으며 집어른의 불교신앙은 거의 절대적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종교는 아내편에 끌린다는 말도 하지만 저는 결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집어른 따라 깨끗이 기독교를 잊고 불교에 젖어 들어갔습니다.  불교 믿는다 하지만 특별히 경을 배우거나 법문을 자주 듣는 기회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다만 마음 속에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고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며 우리 집안은 부처님께서 보살펴 주신다는 생각이 그 무렵의 신앙의 전부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지만 저는 염불하는 그 한가지로 서울서  만주로, 북한에서 서울로, 다시 오늘에 이르는 四十년의 세월을 평화스럽게 감사하게 살 수 있었으니 신기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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