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우리나라의 미륵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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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우리나라의 미륵 성지
  • 정병조
  • 승인 2007.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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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미륵신앙

    ①미륵과 화랑

  삼국시대, 특히 신라 사회에서 미륵신앙이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삼국유사에 전하는 기록을 통해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기사의 빈번도를 따진다면 미타 신앙이나 관음신앙 등이 후기에 성행하는 것에 비해, 특히 신라초기에 미륵 신앙에 관한 영험의 사례가 많음에 주목해야 한다. 현존하는 미륵성지의 유물들이 거의 신라 초기의 작품이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미륵선화(彌勒仙花)· 생의사석미륵(生義寺石彌勒)·죽지랑(竹旨郞)·삼화령미륵세존(三花嶺彌勒世尊) 등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료(史料)와 유지(遺址)들이 지금도 전설의 옛고장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같은 기록을 통해 우리가 먼저 주시해야 할 것은 미륵의 설화와 화랑간에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미륵 하생경(彌勒下生經)에 의하면, 미륵은 부모를 정하여 탁생(託生)하는데, 용화수밑에서 출현한다고 하였다. 화랑들은 스스로를 용화향도(龍華香徒)라고 했다. 그들은 미륵의 후예임을 자처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미륵설화의 특징은 여기에 있다. 미륵을 통한 이상사회의 실현이야말로 설화의 핵심을 이루는 모티브인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미륵이 하세(下世)할 때의 세계는 안락하고 풍요하며 상카(Sankha)라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정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고 했다. 그 때 인간의 수명은 八萬四千세가 되고 인간이 갖는 모든 환난은 소멸된다고 했다.

 왕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와 같은 가르침은 국민의 단합과 통솔이라는 대명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가르침이다. 왜냐하면 이상으로서의 미륵이 획기적인 가르침이다. 왜냐하면 이상으로서의 미륵이 출현할 때 군주는 전륜성왕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들에게도 이와 같은 이상 사회의 실현은 바람직스러운 것이다. 니체가 지적한대로 유토피아에 대한 약속 그리고 메시아적 존재의 출현은 언제나 피지배층이 염원하는 꿈이기 때문이다.

 화랑은 신라사회의 엘리트 집단이었다. 신라가 처한 현실, 끊임없는 전쟁과 그것에서 야기되는 사회적 불안정, 다시 말하면 그들은 불안한 현실 속에서 구원 되기를 희구하고 신성한 존재의 개입을 원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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