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개나리 어우러져 온누리에 부어져 내리는 부처님의 온기를 따스히 느끼는 봄날이다. 나뭇가지에 쌓였던 눈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던 낙산사의 순례법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봄햇살을 받으며 와우정사의 와불상을 뵙고 왔다. 이렇게 사시사철을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의 법을 배우러 다니는 길은 마냥 기쁘고, 발걸음도 가볍기만 하다.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의 깊이를 마음 속에 새기며 생활한지도 어연 4여 년의 세월이 흐른 것같다. 그동안 나의 불자로서의 생활은 대보살님들의 보살행을 배우고자 노력하는 데 불과했다.

  지금도 처음 불광회의 문을 들어섰을 때의 벅찬 감정이 뚜렷이 기억난다. 나도 모르게 흐르던 눈물을 닦을 여유도 없이 그저 한 번도 해보지 않던 석가모니불을 부르기에 정신 없었다. 아무도 안내해준 이 없이 나 스스로 벼르고 별러 찾은 곳이기에 더욱 더 그랬고 왠지 고향으로 돌아온 것같은 뿌듯하고 편안한 감정이었다. 그날 밤 꿈에는 커다란 대문이 열리며 말할 수 없이 큰 법당을 막 뛰어가니 그곳에는 천장 높이만한 큰 부처님이 미소지으며 반겨 주셨다. 지금도 그때의 그 꿈을 생각하면 불자들을 위한 무엇인가 남을만한 일을 해야겠단 생각에 커다란 사명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