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어머님을 닮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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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어머님을 닮을 수 있으랴!
  • 관리자
  • 승인 2007.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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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해마다 정능 골짜기의 조그마한 법당을 오르는 오솔길은 그 가파름을 새삼 느끼게 한다. 지면에 오른 크고 작은 돌부리가 얄팍한 구두 밑면을 최대한의 힘으로 밀어 올려서 발길을 늦추고 한창 울창해진 숲속에선 향그러운 솔잎 향기가 어느 때보다도 진솔하게 콧끝을 스친다. 검푸르게 물이 오른 오리나무의 앞사귀도 더욱 무성해진 것 같다. 언제나 개구장이 동네 꼬마들 처럼 재잘거리며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듯 분주한 참새떼들이나 골 남녘으로 떠나야 하는 제비들, 이름모를 산새들과 다람쥐며 조금도 소홀함 없는 마중들이었다.

  작년 그 때와 같이 오늘도 내 왼쪽 손에는 한 상자의 양초가 고작이지만 이승과 저승의 문을 여는 신비의 열쇠인양 꼭 쥐어져 있다.

  내 생의 최초부터를 낱낱이 사랑으로 기억하시던 「어머니」 그 분의 왕생극락을 빌기 위한 바램인 것이다. 날이 갈수록 어머님의 모습들이 점점 희미하게 잊혀져 가는 안타까움으로 끝내는 눈물까지 자아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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