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어느날 고향 선배 한 분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같은 곳에 살면서도 살아가는 길이 다르다 보니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막상 잘 만나지지 않았다. 그것은 도시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내게도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차 한잔을 마시는 사이, 고향 이야기에서 부터 피차 간의 근황들을 주고 받은 뒤 서둘러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생각같아서는 소주라도 한 잔 마시고 싶었디만 기다리고 있는 일 때문에 그냥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돌아오면서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장조카{長孫} 때문에 큰 고민이라던 선배의 말씀이었다. 그 선배의 장조카는 고향에서 농사를 짓는 맏형님의 큰아들로 올해 대학입시를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가 낙방을 하고, 지금 학원재수를 하게 되었다. 내년에는 꼭 붙는다는 장담을 할 수도 없으니 큰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왜, 서울로 와야만 하는 것인지,,,,.] 하며 혀를 찼다.
내게 걸리는 대목도 바로 그것이었다. 고향이 도청소재지가 있는 중소도시이고, 그곳에도 국립대학교, 사립대학교 등 대학이 많은데 굳이 고향의 학교를 마다하고 서울로 올라와야만 했을까 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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