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스님과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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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스님과 망원경
  • 박인석
  • 승인 2007.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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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작년 여름이었다.

  K화백을  따라 경주에서 조금 떨어진 암자에서 몇 개월을 생활하게 되었다. 암자에 도착한 것은 밤이 깊은 시간이었고,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메고 암자를 향하느라 쩔쩔매며 K화백에게 이렇게까지 멀리 와야 할 필요가 있느냐며 짜증을 부렸다.

  암자에는 자정이 넘어 도착하였고 우리는 저녁을 먹지 않아 배가 고팠다.  그러나 스님은 외출중이었고 공양주 아주머니가 차려 준 밥을 먹고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 공양주 아주머니가 깨우는 소리에 밖으로 나가니 K화백과 스님은 법당 앞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스님은 K화백의 나에 대한 힐책에 말없이 웃고만 있었다.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곧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자,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다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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