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자기인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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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자기인 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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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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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고전/임간록

  (1) 말세의 종사

  회당 노인이 장강에 있을 때의 일이다.

  그때의 전운판관 하기공이 찾아갔다. 그리고서, 서로 깊은 도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하공이 말하기를, "만물은 곧 자기이며, 유정 무정은 자기와 더불어 한몸이다."라고 말하자 회당노인은 곧 막대기를 들어 향탁 아래에 누웠던 개를 때렸다. 그리고 다시 향탁을 쳤다. 그리고 말하기를 개는 정이 있어서 때리니 곧 달아났는데, 향탁은 정이 없어서 때려도 그대로 머물러 있다. 유정물과 무정물이 어째서 한몸이라고 하는 것이냐?"하였다. 하공은 대답하지 못하였다. 이에 회당노인이 말하였다.

  " 겨우 생각만 일으켜도 곧 법답지 못하다. 부질없는 짓 그렇거늘 어찌하여 만물을 자신이라고 알겠는가."

  그후 황룡선사가 입멸하자 도속들이 청하여 선사를 이어 도량의 주인이 되게 하였다. 회당노인이 황룔으로 나아가니 그 법석은 여전히 성하여 종전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노인은 그 성품이 진솔이라 사일에 종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섯 차례나 사표를 낸 결과 마침내 뜻을 얻어 한가로운 몸이 되었다. 그러나 학자들은 더욱더욱 모여 들었다. 그때에 사경온이 담주의 태수가 되었다. 대위를 비우고서 주인이 되기를 청하였다. 세번을 권해도 세번을 사양하고 가지 않았다. 그래서 사공은 강서의 팽여려에게 부촉하여 뜻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묻게 하였다. 이에 회당노인이 대답하기를 " 하공을 뵙는 것은 원하는 바이나 나는 대위를 차지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마조선사나 백장선사 이전에는 한 산의 주지가 되는 일은 별 일이 아니었소. 도인은 오직 한가롭고 적막한 곳에 머물기를 바랄 뿐이요. 그런데 그 후에 주지가 되는 사람은 왕신이 존경하고 예배하여 인천의 스승으로 삼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아니 합니다. 이름을 관가에 걸고 지내니 마치 호적을 가지는 백성과 무엇이 다르오? 관이 때에 따라 부르고 또는 쫓고 있지 않습니까? 내어찌 이런 일을 할 수 있습니까!" 팽공이 이 말을 보고 하였다. 이에 하공이 편지를 보내서 한 번 뵙기를 청하였다. 회당노인은 주지가 되는 일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그러나 이으고 장사로 하공을 찾아갔다. 대개 선사는 4방공경 귀인들이 청할 때 뜻에 맞으면 천리길도 사양하지 않았다. 맞지 않으면 불과 몇 집 사이라도 찾아 가지를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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