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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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들
  • 관리자
  • 승인 2007.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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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며칠 전 일이다. 한낫이라 별로 붐비지 않는 버스를 타고 별 생각 없이 창 밖을 내다 보며 가고 있었는데, 돌연[죄송합니다. 여러분, 잠간만 제 말을 들어 주십시요]라는 소리가 들렸다. 초로의 신사  두 분이 버스에 올라 오셔서 별로 많지 않은 승객들을 향하여 하시는 말씀이었다. 머리에는 " 봉사"라는 노란 글씨로 쓴 청색의 모자를 쓰고 계셨다. 나는 무슨 잡상인이려니 하고 별로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어딘가 풍기는 인상이 잡상인이나, 동정을 빙자한 구걸을 하는 사람들 같지는 않았다.

   그 분들은, 불쌍하고 늙은 노인네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양로원에서 미비한 시설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고생하고 계시다며, 그 분들을 위해서 조그마한 사랑이라도 베풀 것을 호소하며 껌을 한 통에 100원씩 팔고 계셨다. 본인들은 대림동에 거주하는 사람들인데, 벌써 4년째 버스를 오르내리며 껌을 팔아 그 수익금을 대림동에 있는 모 양로원과 전라도의 모 양로원에다 기탁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머리가 희끗하신 그 분들의 풍채도 어딘가 범상하지 않은 듯 하였지만, 그 하시는 말씀에 들어 있는 진실한 표정은 정말 고귀함을 느끼게 하는 그러한 무엇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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