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들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지난해 봄 미국 오하이오 주에 있는 자그마한 도시 클리브랜드에서였다.

클리브랜드는 바다와 같이 큰 ‘이리 호’를 사이에 끼고 북쪽으로 카나다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다.

미국의 자그마한 도시 중의 하나이지만 동양의 아름다운 불상, 탑, 도자기, 사리함, 불화 등의 많은 예술품이 진열된 박물관이 있어 동양인이며 불교신자인 나에게는 정겹게 느껴지는 도시였다.

클리브랜드를 방문해서 ‘켈리 씨 부부’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막내딸 애가 그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떠나기 며칠 전 딸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엄마, 미국에 오시면 묵으실 곳을 마련해 놓았어요. 시아버님 친구분 집이에요.”

전화를 받고 있는 나는 매우 난처해졌다. 시부모님도 아직 만나뵙지 못한 터인데 묵을 곳이 시아버님 친구인 미국인의 집이라니···.

“경애야, 우리 편하게 모텔에서 묵으면 안 되겠니?”

“안 돼요, 시아버님께서 이미 그분들께 부탁을 드렸어요. 그분들이 좋아서 하는 일이니 조금도 부담갖지 마세요.”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