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광명으로 마음을 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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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광명으로 마음을 채우자
  • 관리자
  • 승인 2007.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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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우리들은 맑은 가을 하늘과 같이 마음을 맑게 해야 한다고들 한다. 거기에는 번뇌가 없고 탐심이 없고, 성내는 불꽃도 없는 청정, 평화, 본심의 경계가 열려 있다. 맑은 하늘에 시원스러운 달빛이 가득하듯, 청정한 기쁨이 자약하다. 거기서 진실도 지혜도 희망도 용기도 너울 쳐 나온다. 그런데 번연히 그런 줄 알면서도 우리의 마음은 어지럽기 일쑤다. 경계가 고요하면 고요한 망념이 생기고 경계가 거칠면 거친 망념이 소용돌이 치고 경계가 자신과 어긋나면 분노의 불꽃이 활활 타 오른다. 이루지 못한 한에서 원망이 싹트고, 뜻을 따라 주지 않는 세간과 환경을 저주스럽게 내다본다. 뜻대로 되지 않는 세간 속을 헤매다 보면 우리의 마음은 어둡게 되고 소침해 오는 것이 일상이다. 우리들은 우리들 자신의 마음을 바르게 다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빈집처럼 동풍도 서풍도 먼지도 날아온다. 노인도 행상군도 거지도 머물다 가고 향기로운 꽃잎도 날려든다. 우리 마음을 빈집처럼 임자 없는 집처럼 맡겨두고 있지는 아니한가 살필 일이다. 우리들은 모름지기 우리 마음을 가을달처럼 맑게 지키고 다듬어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지 못하고 임자 없는 집처럼 내어 버리는 데서, 방황하고 미혹은 더해가며 고난과 장애는 밀려들고 앞길에 어두운 그림자가 밀려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우리의 마음을 지켜 갈까! 미움과 번뇌의 물결을 잠재우고 분노의 불꽃을 꺼버릴 수 있을까? 경전에는 많은 말씀이 있다. 그 중에서 우리의 격심한 분노 · 적개심을 잠재워 주신 부처님의 자비하신 방편은 영원히 우리의 마음을 붙들어 준다.
   그 때는 부처님이 성도한지 4년 쯤 되는 해로 전해 온다. 가비라성과 코올리성 중간을 흐르는 강물이 마를 지경으로 오래 가물었다. 원래 이 강물은 양쪽 사람들이 물을 끌어 농업용수로 쓰는 물이다. 날이 가물으니 제방을 만들어 양쪽에서 물을 끌어들였다. 물이 달리자 물싸움이 벌어졌다. 서로 욕질하고 폭력이 오고 가고 마침내는 양쪽 왕까지 동원된 군대의 싸움으로 발전했다.
   이 사실을 삼매 중에서 지켜보신 부처님은「내가 가야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양쪽이 모두 멸망한다.」생각 하시고 군중이 대결하고 있는 강 복판 상공에 좌선하시는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강 양쪽에 진을 치고 있던 사람들은 부처님을 뵙자 모두 무기를 버리고 합장 예배 드렸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왜들 싸우려 하는가?』결국 물 때문에 싸우는 것이고 물과 사람은 바꿀 수 없는 것인데 물 때문에 사람 목숨을 버리려하고 있는 어리석음을 스스로 깨닫게 하셨다.
   쌍방이 무기를 들고 맞싸우려는 싸움의 현장에 부처님이 나타나셨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분노의 복판에 부처님이 임하시므로써 분노는 가라앉고 이성은 회복되고 싸움은 멎었던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많은 것을 배운다. 분노의 불꽃에서는 이성의 성이 타 버리고, 부처님을 생각할 때 분노는 잠자고 지혜의 달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부처님을 잊은 데서 불길은 타 오르고 탐욕의 구름은 두터워 지며 고난의 가시덤불은 깊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분노가 치밀어 오는 것을 가라앉히고 어리석은 마음이 복받쳐 오는 것을 해소시키고 탐욕의 구름이 밀려오는 것을 흩어버리자면 우리 마음에 부처님을 모시는 것이다.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다. 부처님을 일심으로 염하면 번뇌의 불길이 사라지고 무지의 성이 무너지며 지혜의 태양이, 솟아오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저때에 인도 로히니강 상공에 부처님을 맞이하고서 살기 서린 전쟁이 멈췄던 것을 생각 하면, 오늘날 파도 높은 물결 속을 헤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음을 지켜 끊임없이 밀려드는 삼독의 물결을 소멸하자면 끊임없이 부처님을 염하여야 할 것을 다시 배운다. 부처님을 염하여 마음에 밝은 달을 지키고 불신력을 가득 채우자. 우리의 마음을 진정 주인 있는 마음으로 다듬어 가자. 이렇게 해서 우리의 마음에 밝은 달이 교교히 빛나게 되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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