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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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미소
  • 관리자
  • 승인 2007.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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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샘/행복한 사람

요즈음 청소년들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항변에 달리 대답할 말이 없다. 너무나 당연한 논리 앞에 무슨 구차한 설명 따위가 필요하겠는가.

같은 맥락에서 ‘행복=성공’이라는 등식이 반드시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이 행복의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족조건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른바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죄다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 성공 때문에 불행을 자초하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자주 보아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아무래도 행복이 성공보다는 한 단계 더 높은 선반 위의 바구니인 셈이다. 그만큼 손에 닿기가 어렵다.

어린 시절 어른들이 집을 비운 사이 평소에 눈여겨 봐두었던 선반 위의 바구니를 내릴려고 이리저리 궁리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냥 발뒤꿈치를 들고 팔을 위로 뻗히며 안간힘을 써서는 좀체로 뜻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다리에 쥐가 나거나 옆으로 넘어지기가 쉽다. 그래서 의자나 베개 따위 심지어는 빈 요강까지 동원해서 디딤돌 삼아, 포개놓고 간신히 바구니를 껴안았을 때의 가슴 뿌듯한 성취감이란 다름아닌 행복의 전주곡 쯤 된다고 할까. 명절이나 제사 때 쓸 요량으로 갈무리해둔 문어, 오징어, 명태 등속의 건어물이며 곶감, 밤, 대추, 유과 따위를 몰래 꺼내 먹는 최상의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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