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그리움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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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그리움이시다
  • 관리자
  • 승인 200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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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그리움이시다-채 희동]

지금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순간만큼은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순간만큼은 당신의 가슴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으면 그리워하는 이의 숨결이 묻어나는 듯하고,

옅은 햇살 눈가에 내리면 그리워하는 이의 눈빛이 쏟아지는 듯하고,

담장에 핀 노란 나팔꽆에 입맟춤하면 그리워하는 이의 입술이 와 닿는 듯하여

그리운 이를 그리워하는 순간만큼은 당신은 행복감에 젖어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리운 이의 얼굴이 내게로 달려들고,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리운 이의 손이 잡힐 듯하고,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리운 이의 말이 내 가슴 속에 요동친다.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리운 이의 숨소리가 내 마음 속에 들려,

그리운 이를 그리워하는 순간만큼은 당신의 가슴은 뜨겁게 달아오른다.

이룰 수 없는 사랑,

만날 수 없는 사람,

언제나 그리움 속에 묻혀 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외롭고 힘겨울 때마다 그리운 이의 얼굴을 떠 올리며,

그리운 이의 소리를 들으며, 그리운 이와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생각한다.

그러나 그리움이 우리에게 어찌 행복감만을 안겨주겠는가.

그리움은 밤 지새움이며, 그리움은 눈물겨움이며,

그리움은 안타까움이며, 그리움은 아득함이며,

그리움은 아련함이며, 그리움은 한숨이며,

그리움은 이룰 수 없음이며, 그리움은 창 밖의 그 무엇이다.

그래서 그리움은 아픔이요, 눈물 한 방울이다.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대의 손은 점점 멀어지고,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대의 미소는 점점 지워지고,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대의 얼굴은 점점 아득해지고,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대의 눈빛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고,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그대를 만날 수 없음에 가슴 아파하고,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눈물겹고,

그대를 그리워하면 할수록 점점 멀어지는 그대를 잡을 수 없음에

쓰린 가슴을 어찌할 줄을 모른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무치게 그리워한다는 것,

그것은 설렘이면서 눈물겨움이다.

그리움이란 언제나 그런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그리움이 미소와 눈물을 동시에 주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아직 우리의 가슴이 살아 있다는 것이요,

우리가 누군가를 사무치게 그리워한다는 것은

아직 우리의 사랑이 식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누군가를 애절하게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는' '그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침 햇살이 이마에 와 닿으면-

다윗은 시편 63 년에 하느님을 애절하게 그리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 글에서 사랑하는 연인처럼 하느님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쳐 점 못 이루고 있다.

"내 마음 당신 찾아 목이 마르고, 이 육신 당신 그려 지쳤사옵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당신 생각, 밤을 새워가며 당신 생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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