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부처님 닮아가기
유치원 입학식 며칠 후의 일이다.
5세 반의 한 아이가 나를 보더니 어설프게 합장하고 “할머니, 안녕하세요.”라고 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친구가 그 아이에게 “할머니라고 하는 거 아니야.” 하더니, “부처님, 안녕하세요.”라고 큰 소리로 인사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6세 반의 형이 씨익 미소 지으며 두 동생에게 보고 배우란 듯이 합장하고 “스님 안녕하세요.” 하며 의젓하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한다.
아이들이 어찌나 귀엽고 어여쁜지, 무슨 복에 이렇듯 천진한 부처님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는가 싶다.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 23년 전 아산에서 처음으로 유치원을 설립했을 때는 솔직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꽃다운 나이에 출가해서 강원에서 수학하고, 곧바로 선방에 들어가 수행에만 힘쓰던 사람이 도심 한가운데 포교원을 맡은 데다 유치원까지 짓게 되었으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였다.
법당에서 기도하랴, 유치원 자모들과 상담하랴, 신도들에게 부처님 말씀 전하랴, 아이들과 눈 맞추고 안아주랴, 선생님들과 기사님께 아이들 잘 돌보라고 당부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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