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사(Mountain Spirit Center)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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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사(Mountain Spirit Center) 이야기
  • 관리자
  • 승인 200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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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경/ 사막에 핀 연꽃

무량 스님이라고 하면 미국의 중류가정에서 자라 명문 예일대학을 나온 다음, 숭산 스님의 지도를 받아 한국에서 출가한 비구로, 미국 LA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모하비 사막의 복판에 있는 산중턱에 한국전통양식의 절, 태고사를 짓고 있는 스님 정도로 알려진 분이다.

최근에는 『왜 사는가』라는 수행기를 출간하여(열림원 발행) 태고사에 얽힌 이야기는 제법 널리 알려진 셈이다.

나는 남미 칠레의 수도 싼티아고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잠깐 LA에 들러 태고사를 찾을 계획으로 서울을 떠났다. 오전 9시경에 LA공항에 도착하여 퍽 지루하고도 까다로운 입국 절차를 마치고 밖에 나오자, 큰 키의 무량 스님이 눈에 띠었다. 무량 스님은 새벽 일찍이 두 시간 반이나 차를 운전하여 일부러 마중까지 나오신 것이다. 무량 스님의 차는 8인승 밴의 일종인데, 그 차의 번호판에 적힌 번호는 ‘왜 사는가(Y ALIVE)’였다. 최근에 한국에서 출간한 그의 책이름이었다.

나는 10시간 남짓한 비행기 여행으로 다소 피곤하기는 했지만, 바로 태고사로 향하기로 했다. 우리는 14번 고속도로를 북쪽으로 한참 달리다가 모하비(Mojave)에서 테하차피(Tehachapi) 산 쪽으로 가는 58번으로 나가 약 20킬로미터를 더 가니 드디어 샌드캐년(Sand Canyon)의 꾸불꾸불한 시골길로 접어들었는데, 거기에서 조금 가니 길 가에 50여 개의 우체통이 나란히 서 있는 것이 이채로웠다.

그 곳에는 띄엄띄엄 인가가 있기는 하지만 워낙 외딴 곳이어서 집집마다 우편물을 배달하기가 어려워 각 집의 번지가 쓰인 우체통까지만 배달하는 것이다. 그들 우체통 가운데 ‘Mountain Spirit Center(태고사)’라고 쓰인 것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결국, 태고사에의 우편물도 여기까지만 배달되는 것이고, 그것은 태고사가 멀지 않다는 표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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